20040327 : 잘쯔부르크 -> 빈..
드디어 마지막 여행지인 '빈'으로 향하는 날입니다..
어제 일찍 숙소로 돌아와서 쉰 덕에 아침 일찍 눈이 떠졌습니다..
눈은 그치고 날이 화창~합니다.. 우와~~ 마지막에 하늘이 돕는구나 싶습니다..
일정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면 하루 더 머물면서 '잘쯔감머굿'도 들러보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아쉬움을 달래며 서둘러 빈으로 가기 위해 호텔을 나섰습니다..
화창한 잘쯔부르크 중앙역 광장..
예정보다 20여분 빠른 9:10발 EC에 올랐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콤파트먼트'
형 좌석에 앉게 되었습니다..
주말 아침이라 그런지 승객은 별로 없어서.. 6명이 들어가는 방안에 저 혼자였습니다.. ^^
3시간여를 달려 '빈 서역'에 도착했습니다.. 국제열차들이 도착하는 곳인데.. 역은 자그
마~합니다.. 피렌체 산타마리아 노벨라역보다도 작은 듯.. ^^
그런데.. 빈에 도착하니 화창했던 날씨는 다시 잔뜩 찌푸린 하늘이 되었습니다.. 금방
이라도 비나 눈이 쏟아질 거 같습니다.. 그럼 그렇지.. -.-
택시를 타고 숙소인 '홀리데이 인 시티 비엔나'로 가자고 했더니.. 이런, 빈에 4곳이 있
답니다.. -.- 바우쳐를 꺼내서 주소를 얘기해 주니 역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이라더
군요.. ㅍㅍ
숙소에 짐을 풀고 구시가의 중심인 국립오페라극장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멀지 않아 보여 그냥 걸어갔는데.. 거리가 꽤 됩니다.. 하긴 빈은 대도시인데.. 그동안
자그마한 도시에만 머물러서 만만히 봤나 봅니다.. ㅋㅋ
그런데 걱정했던 대로 진눈깨비가 뿌리기 시작합니다.. 기온도 한자리수인데.. 날씨
정말 을씨년스러워집니다.. -.-
국립오페라극장 앞에 도착하니 관광객들이 많이 모여 있습니다.. 근데, 있다는 관광
안내소도 안보이고.. 진눈깨비는 더욱 거세지고.. 돌아다니는 건 좀 곤란할 듯 싶습니다..
해서 빈에 오면 꼭 가보려 했던 'Musikverein'으로 가서 공연이라도 봐야겠다 싶어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런데, 가는 길에 인터넷 카페가 눈에 띄어서 잠시 들렀습니다.. 대도시라서 그런지
인터넷 환경이 젤 좋더군요.. 가격도 젤 저렴했고, 대형모니터에 한글도 가능하고.. ^^
날씨 투덜거리면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있자니.. 진눈깨비가 약해지는 듯 싶어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Musikverein 건너편에 있는 '카를 교회'
빈이 페스트의 공포에서 벗어난 1713년에 카를 6세가 지은 교회라고 하는데.. 중앙의
푸른 돔은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당에서, 좌우 33m의 기둥은 트라야누스 기념비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라고 합니다..
드디어 'Musikverein'..
얼마 전 내한공연을 하기도 했던 '빈 필하모니'의 본거지로.. 1869년에 세워진 곳입니다..
매년 1월 1일 그 유명한 신년음악회가 열리는 이곳에서 공연을 안보고 갈 수는 없겠죠?
건물 왼쪽으로 돌아가면 당일권 매표소가 있는데.. 저녁 7시에 '빈 심포니'의 연주가
있습니다.. 프로그램 중에 알고 있는 곡이라곤 바그너의 곡 뿐이었지만(흐.. 이 박약한
클래식 지식.. -.-).. '세계 최고의 음향'이라는 대극장의 음향을 직접 느껴보기 위해
저렴한 입석권(5유로)을 구입했습니다..
공연시간까지 3시간여가 남았습니다.. 해서 다시 국립오페라극장을 중심으로 해서 구시가
오른쪽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다시 도착한 '국립오페라극장'..
빈의 명물 '트램'도 지나다니고.. 저녁에 있는 음악회나 공연을 광고하는 샌드위치맨들이
많더군요.. ^^
빈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라는 '게른트너 거리'를 통해 빈의 상징인 '슈테판 사원'에 도착
했습니다..
건너편 현대적 건물에 비친 슈테판 사원..
역시나 공사중입니다.. ㅍㅍ
관광객들이 잔뜩 늘어서 있기에 안에 들어가는 건 포기하고 도나우강 쪽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그 길에 있는 '앙커 시계'..
앙커 보험회사의 두 빌딩을 있는 공중회랑에 달려 있는 세계에서 가장 긴 시계로..
매시 정각이면 역사적 인물 인형들이 나와서 시간을 알린다고 합니다. 특히, 정오에는
모든 인물들이 다 나온다는데.. 시간이 안 맞아서.. ㅎㅎ
다시 도나우강변으로 걸음을 옮기다가 만난 한 빌딩.. 저 앞의 동상이 누구였더라.. -.-
드디어 '도나우강'..
흠.. 그런데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은 아니군요.. -.-
괜히 영화 '비포 선라이즈'를 떠올리면서 천천히 강변을 거닐었습니다.. 날씨가 좋았으면
요한 슈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을 들으며 유람선이라도 타보는 건데.. ㅎㅎ
열심히 PDA를 두드리고 있던 청년.. 저 다리를 건너가면 신시가인데.. 구시가에서만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결국 신시가쪽은 가보질 못했다는.. -.-
황금빛 요한 슈트라우스 동상으로 유명한 '시립공원'쪽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저 다리가.. '비포 선라이즈'에서 셀린과 제시가 연극하는 청년들을 만났던 곳이 아닌가? ^^
드디어 '시립공원'..
영국의 풍경을 묘사해 만들었다고 하는데.. 영국에 가본 적이 없는 저로서는 확인할 방법
이 없었다는.. ㅋㅋ
암튼, 도시 안에 이런 한적한 공간이 있다는 게 부럽습니다..
잠시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Musikverein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시립공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콘체르토 하우스'가 있습니다.. 제가 잠시 후 공연을 보게
될 '빈 심포니'의 본거지이며, Musikverein과 함께 빈의 양대 콘서트홀이죠..
1913년에 개관했다고 합니다..
벨베데레궁전 앞 광장을 지나(내일 찾아올 것을 다짐하며.. ㅎㅎ).. 다시 카를교회..
그런데, 안에서 무슨 행사가 있나 봅니다.. 부활절 공개예배인 듯..
안에 들어가서 경건한 맘으로 찬송을 듣고 나왔습니다.. ^^
동영상..
어둠이 내려와 조명이 켜진 카를 교회..
공연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Musikverein에도 조명이 커졌습니다..
입석은 선착순입니다.. 줄 서있다가 발걸음을 빨리 해서 좋은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모 뛸 필요는 없습니다만.. ㅎㅎ
다행히 1층 객석 뒤에 있는 제일 좋은 자리를 잡았습니다..
TV를 통해서만 보던 바로 그곳에 직접 오게 되다니.. 감동감동.. ^^
입석을 포함해 2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극장(Grosser Saal).. 금빛의 18개 기둥이
발코니석을 지탱하고 있어 '황금 홀'이라고도 불린다고 합니다..
아폴로와 아홉 뮤즈가 그려진 천장화도 정말 아름답죠.. 정말 화려하고 아름다운 공연장
입니다.. 트라이앵클의 미세한 울림까지도 선명히 전달해 주는 '세계 최고의 음향'은
그 화려함을 더욱 빛내주었습니다..
다리가 아픈 것도 잊고 음악을 들었습니다.. 같이 서서 보던 옆자리의 미국인 아저씨랑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아구, 이멜 보내기로 했는데.. 여적 안보냈네요.. 얼릉 보내야쥐..
공연이 끝나고..뿌듯~한 맘으로 문을 나서니.. 어둠 속에서 카를 교회가 아름답게
빛나고 있습니다..
역시 빈에 오길 잘했습니다.. (몇시간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툴툴거리더니.. 인간의
간사함이란.. ㅋㅋ)
내일은 일요일이지만.. 하루종일 빈을 헤매야겠습니다.. 사실상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이
될테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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