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328 : 빈..
오늘도 사진들이 많아서 스크롤의 압박이 좀 있을 듯.. ^^
실질적으로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입니다.. 집 떠나온지 20일..
주일인지라.. 빈 사람들의 평소 모습을 보긴 힘들겠지만.. 여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 그 '여유'가 쓸쓸한 날씨와 함께 '외로움'을 느끼게 해줄 수도 있겠
지만.. ㅍㅍ
역시나 길거리에 차도, 사람도 보이질 않습니다.. ^^
공중전화에서 한국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오늘이 아들 돌인 친구가 있어서..
다시 걸음을 재촉하니 '마욜카 하우스'가 눈앞에 나타납니다..
1899년 오토 와그너의 설계에 의해 건축된 아르누보 양식의 건물.. 벽면 가득~ 붉은 장미
무늬의 타일이 덮여 있습니다..
그 옆의 건물은 황금빛 장식이 화려합니다.. 전 이 건물이 더 맘에 들었습니다.. ^^
시내 방향으로 걷다 보니 '세체시온'이 나옵니다..
19세기말 혁신적인 예술활동을 펼쳤던 분리파의 작품을 전시하던 곳이라고 합니다..
국립오페라 극장을 지나 '호프부르크 왕궁'에 도착했습니다.. 일욜 아침의 빈 거리는
참으로 여유롭고 평화롭습니다.. 가끔씩 햇살도 비칩니다.. (날씨가 하루종일 이럴 거
라고는 기대하지 않습니다.. ㅋㅋ)
13세기부터 650년 동안 합스부르크 왕가의 궁전으로 사용된 호프부르크 왕궁..
'도시 속의 도시'라고 불릴 정도로 거대한 규모의 왕궁입니다..
헬덴광장 방면.. 멀리 보이는 뾰족~한 탑은 '시청사' 건물..
헬덴광장을 오른쪽으로 두고 길을 건너면 '자연사 박물관'과 '미술사 박물관'이 나옵니다..
길을 건너면서 만난 '트램'.. 꼭 타봐야겠죠? ^^
호프부르크 왕궁을 등지고 왼쪽에 위치한 '미술사 박물관'.. 소장 작품의 질과 양에서
유럽 최대를 자랑한다고 합니다만.. 들어서면 그냥 오늘 하루 가버릴 거 같아서 들어가진
않았습니다.. ^^
두 건물의 중간에 있는 저 동상은 '마리아 떼레지아'..
'미술사 박물관' 건너편에 있는 같은 모양의 건물이 '자연사 박물관'..
다시 두 건물을 등지고 길을 건너면 '뮤지엄카르티에 빈'이라는 복합문화공간이 나옵
니다..
근현대 예술작품을 전시하는 공간, 공연장 등이 있는데.. 일욜 아침이라 다 문을 닫고
있었습니다.. -.-
국회의사당 쪽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도로 위를 달리는 트램을 피해가는 게 아직은
익숙치를 않습니다.. ㅋㅋ
자연사 박물관 뒤쪽에서 한장..
고대 그리스 신전 양식을 따른 '국회의사당'..
1883년에 완성된 이 건물의 앞에는 지혜의 여신 '아테네'의 대리석상이 서 있습니다..
여신은 왼손에 창을, 오른손에 승리의 신 '니케(나이키~ ^^)'를 얹고 있는데.. 이것은
'지혜의 전쟁에서의 승리'를 뜻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국회, 국회의원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 듯.. ㅍㅍ
1883년에 완성된 네오 고딕 양식의 '시청사'.. 중앙 첨탑의 높이는 98m나 된다고 합니다..
마침, 광장에서 시장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역시 시장은 사람사는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춤 추는 사람들..
한참을 둘러보다 나와서 부르크 극장, 빈 대학을 둘러보며 골목길을 걸어봤습니다..
그러다.. 귀여운 '미니'에 비친 빈의 건물들이 눈에 띄어서 한컷..
다시 시청사..
시청사 앞에서 트램을 타고 '벨베데레 궁전'으로 향했습니다..
루카스 폰 힐데브란트가 설계한 바로크 양식의 아름다운 궁전.. 상궁과 하궁으로 나뉘어
져 있는 이 궁전은 원래 여름 별궁으로 쓰이다가.. 현재는 오스트리아 갤러리로 공개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그 유명한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찾아온 이유이기도
하죠.. ^^
드디어.. '키스' 앞에 섰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 앞을 떠날 줄을 모르더
군요..
한 일본 아가씨는 대놓고 카메라로 이리저리 찍다가 제지를 받았는데.. 전 눈치 보고
순식간에 찰칵~ 그랬더니 핀트는 안맞았죠.. -.-
한참을 바라보다가 걸어나오는데.. 이 붉은 대리석 홀이 1945년 오스트리아의 주권회복
조약이 조인된 역사적인 장소라고 합니다..
오스트리아 갤러리가 있는 상궁을 나와 하궁쪽으로 걸어내려 왔습니다..
바로크 미술관인 하궁은 그냥 지나쳐서 나왔습니다.. 트램이 있는 빈의 거리..
트램을 타고, 지하철을 타고.. 빈 서역에 들렀습니다..
이태리 노동자들이 파업을 한다는데 내일 로마로 돌아가는 기차 일정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는데.. 별 문제 없다는군요.. ^^
샌드위치로 늦은 점심을 하고.. 다시 지하철로 '쇤브룬 궁전'으로 향했습니다..
자그마~한 빈 지하철.. 손님들이 직접 문을 열고 내리는 게 신기했습니다.. ㅋㅋ
열차를 한번 갈아타고 도착한 쇤브룬 궁전.. 역시 관광객들이 많습니다..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옵니다.. ^^
입구에 있는 독수리상..
안으로 들어서니 왜 이곳이 빈에서 가장 인기있는 명소인지 이해가 됩니다.. '쇤브룬'이란
이름은 '아름다운 샘'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대부분 궁전을 구경하다가 지쳐서 뒤쪽 거대한 정원은 둘러볼 엄두를 못낸다고 하는데..
다행히(?) 궁전이 수리중이어서 내부 일부만 공개하길래.. 전 궁전은 그냥 지나쳐서
바로 정원으로 갔습니다..
길이만 1.7km에 달하는 넓은 정원.. 아직 황량합니다만.. ㅍㅍ
분수에 뛰어들려는 한 꼬마.. ^^
정원의 끝에는 높은 언덕이 하나 있고.. 그곳에서 내려다 봐야 정원과 궁전을 내려다 볼
수 있다고 해서 꿋꿋이 걸어갔습니다.. (하루종일 돌아다니니 발이 아프긴 합니다.. -.-)
저 언덕을 올라가야 합니다.. ^^;;
올라가는 중간에..
언덕 정상에는 프러시아 전쟁에서 이긴 것을 기념하여 1775년 마리아 테레지아가 세운
'글로리에테'가 있습니다..
정말 이곳에서 내려다 보는 전망이 일품이었습니다..
중간쯤 내려와서 왼쪽 오솔길을 바라보니.. 한 커플이 눈에 띄어서 한컷..
이번 여행에서 젤 맘에 드는 사진이 찍혔습니다.. ^^
언덕을 내려와서 글로리에테를 올려다 보면서..
쇤브룬 궁전을 나와 지하철을 타고 다시 카를광장까지 왔습니다.. 어제 들렀던 인터넷
카페에 다시 들러서 간단하게 글 끄적이고 나서.. 잠시 고민을 했습니다..
그냥 호텔로 들어갈 것인가.. 먼가 공연을 하나 더 보고 갈 것인가..
일단 국립오페라극장 옆에 있는 티켓박스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발레는 제가 별로 좋아
하질 않고.. 뮤지컬은 독어로 할테니 알아들을 수가 없을테고..
그러던 차에 눈에 띈 공연이 바로 'Tango Passion'.. 몇해전 내한공연을 하기도 했었던
이 공연.. 바로 이거야~ 싶어서 젤 싼 좌석을 하나 끊었습니다.. 20유로.. (다리가 아파서
입석은 불가능할 거 같아서.. ㅋㅋ)
극장을 찾는데 좀 고생을 했습니다.. 사람들이 잘 모르더라구요.. -.-
암튼 극장 앞에 도착을 했습니다..
가방과 겉옷을 맡기고 안에 들어서니 아주 고풍스러운 극장입니다.. 몇해전 '미녀와 야수'
를 봤던 샌프란시스코의 극장과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좌석이 만석이 되질 않으니.. 관객들을 가운데 쪽으로 이동을 시키더군요.. 덕분에 좀 더
비싼 자리에서 봤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입석표를 사서 들어오는건데.. ㅍㅍ
애절한 반도네온의 연주와 함께.. 남녀 무용수들의 열정적인 탱고 리듬이 이어집니다..
이국 땅에서 또다른 이국의 열정을 만난다.. 묘~한 느낌을 주더군요.. '마지막 날'이라는
것과 더해져서겠지요? ^^
직원의 양해를 얻고 찍은 동영상..
공연이 끝나고 극장을 나서면서 빈의 밤거리.. 너무 어둡지만.. '비포 선라이즈'의 장면을
다시 떠올리면서.. ㅍㅍ
다시 게른트너 거리까지 나왔습니다..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드디어 20여일의 일정이 사실상 끝이 났습니다.. 춥고 흐린 날씨에 툴툴거리면서 다녔
지만.. 정말 소중한 추억이 되겠죠? ^^
내일부터 험난한(^^) 귀국일정이 시작됩니다..
기차로 로마까지 18시간을 달려가서.. 비행기로 도쿄까지 13시간.. 다시 비행기로 인천
까지 2시간.. 대기시간까지 포함해 40여 시간이 넘는 귀국길이죠..
무사히 돌아갈 수 있어얄텐데.. ㅎㅎ 이태리 지역을 야간열차로 통과해야 하는게 좀 걱정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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