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322 : 루체른..
2004년의 첫 유럽여행을 다시 이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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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여행기는 사진이 많아서 스크롤의 압박이 좀 있을듯.. ㅎㅎ)
새로운 나라에 온 설레임일까.. 아침 일찍 눈이 떠졌습니다..
아침식사까지도 한시간이 넘게 남아 있었기에.. 호텔에서 멀지 않은 루체른 호숫가로
나섰습니다..
벤치에 앉아 어스름 밝아오는 아침을 즐겼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개이길 바라는 제
바램엔 아랑곳하지 않고.. 아직 구름이 잔뜩 끼어있습니다.. -.-
호텔로 돌아와 아침식사(유럽에 있는 동안 내내.. 아침식사는 바게트빵에 치즈와
햄을 얹어서 진~~한 커피와 함께.. 그때는 좀 지겹기도 했는데.. 이젠 또 그립네요.. ㅍㅍ)
를 마치고 짐 챙겨서 다시 나섰더니..
다행스럽게도 날씨가 개이면서.. 흰 구름 사이로 맑은 햇살이 내려비칩니다..
스위스의 맑은 공기는 정말 청명합니다.. 도시(조그맣긴 하지만..)에서 이렇게
기분좋게 심호흡을 할 수 있다니.. ^^
맑아진 하늘 아래 루체른 시내를 내려보려고.. 우선 구시가지 뒷편에 있는 '무제크
성벽'으로 향했습니다..
원래 마을 전체를 둘러싸고 있었다는데.. 지금은 한 900m 정도만 남아있고.. 성벽엔
9개의 모양이 다른 탑이 남아 있습니다..
여름철에는 이 중 3개의 탑에 오를 수 있다는데.. 오늘은 닫혀 있습니다.. 하긴, 계단
오르기는 피렌체와 피사에서 충분히 했습니다.. ^^;;
유명한 카펠교보다 상류쪽에 있는 '슈프로이어교' 쪽으로 성벽을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길.. 전형적인 스위스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슈프로이어교'.. 카펠교에 비하면 자그마~하지만.. 그 밑을 흐르는 로이스강의 맑은
물빛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곳에서 무제크 성벽을 올려다 볼 수가 있죠..
호수쪽으로 좀 걸어오면.. 드디어 루체른의 상징 '카펠교'를 만나게 됩니다..
1333년에 세워진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다리..
아주 화창하지는 않지만.. 날씨가 좋아져서 가까운 '필라투스'를 오르기 위해 루체른역의
관광안내소를 찾았습니다..
루체른역..
그곳에서 필라투스를 오르는 출발점인 '크리엔스'까지의 왕복버스 티켓(4.80 CHF),
필라투스까지의 케이블카 티켓(46.40 CHF)을 끊고.. 크리엔스행 트롤리 버스에 올랐
습니다..
알프나흐슈타트에서 세계 최고 경사의 등반열차로 오르는 방법도 있는데.. 5월부터
11월까지만 운행한다고 해서 아쉬웠지만.. ^^
필라투스로 향하는 케이블카.. 고도 1416m까지는 이 자그마한 4인승 케이블카로
오릅니다.. 마침 도착하니.. 한 무리의 신혼부부들이 내려오더군요.. 익숙한 우리말이
들려오고.. ㅎㅎ
케이블카에 올라타니 조금은 무섭기도 합니다.. ^^ 하지만, 주변으로 내려다 보이는
풍경에 금새 마음을 빼앗깁니다..
1416m 높이의 '플레크뮌테크'에서 2132m의 정상까지는 급경사의 대형 케이블카로
올라갑니다..
멀리 내려다 보이는 루체른 시내의 모습, 그리고 그 높은 곳에 위치한 교회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드디어 정상.. 원래는 정상을 빙~ 돌면서 알프스의 전경을 내려다 볼 수 있지만..
눈보라가 부는 관계로 모두 통제되어 있었습니다..
'필라투스'.. 예수를 처형한 로마 총독 본디오 빌라도의 악령이 깃든 산이라 하여
오랫동안 두려움의 대상이었다는데.. 눈보라는 매서웠습니다.. ㅎㅎ
다시 케이블카로 내려와 루체른역행 트롤리버스를 타기 위해 내려오던 중.. 자그마한
교회..
루체른역으로 돌아오니 오후 2시에 가까운 시각..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역 구내의
자율식당을 찾았습니다..
크림소스를 얹은 로스트 비프와 뢰스티.. 예상외로 훌륭한 점심이었습니다.. ^^
배를 채우고 나니.. 한없이 느긋~해 집니다.. 루체른이라는 도시가 쉬지않고 돌아다녀야
할 정도로 볼거리가 많은 동네도 아니고.. ㅎㅎ
다시 카펠교로 향했습니다..
평화롭게 호수를 오가는 백조..
카펠교 천정에는 17세기 화가 하인리히 베그만이 그린 100여장의 패널화가 걸려 있습
니다.. 스위스와 루체른의 역사에 관한 것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불이 난 적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 부분을 그대로 남겨두었더군요..
역시나 수많은 낙서들(한글낙서 포함.. ㅍㅍ)이 그득했습니다..
다시 루체른 호숫가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광장에 있던 이게 모였더라.. -.- 해시계였던가.. 별자리를 보는 거였던가.. 힝..
역시나 평화로운 루체른 호수의 풍경에 한참을 벤치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서(^^;;).. '빙하공원'과 '사자 기념비'를 찾아나섰습니다..
호숫가에 있는 '호프교회'..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색의 파이프 오르간이 있다고
합니다.. 들어가보진 않았습니다만.. ^^
지도에는 분명히 멀지 않은 곳에 있는데.. 좀 헤맸습니다.. 온통 독일어로만 적혀있어서..
그래도 고등학교 때 좀 해서 다행이었죠.. ㅎㅎ
'사자기념비'..
암벽에 조각된 이 사자상은.. 1792년 프랑스 혁명 당시, 루이 16세 일가를 지키다가
죽은 스위스 용병 786명의 충성을 그리기 위해 세워진 것이라고 합니다..
심장을 찔린 사자가 보르봉 왕가의 문장인 흰 백합의 방패를 마지막까지 사수하는 모습
이라고 합니다..
이곳에서 다시 한무더기의 한국 관광객들을 만났습니다..
단체사진을 찍으려고 지나가는 한 스위스 여성에게 겨우겨우 말을 걸고 있길래.. 제가
"사진 찍어드릴까요?"했더니.. 무지하게 반가워 하더군요..
하지만.. 곧, 옷차림을 보니 북한에서 온 건 아닌거 같다.. 왜 혼자 다니냐.. 등등 말들이
나오길래.. 그냥 웃어주고 바로 옆에 있는 '빙하기념관'으로 갔습니다..
1~2만년 전 빙하기의 흔적을 보전해 공원화한 곳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루체른의 옛
모습을 재현해 놓은 미니어쳐들과 '거울의 집' 등이 있더군요..
갑자기 내린 소나기를 잠시 피하고..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역시 돌아오는 길에 저녁거리
를 사들고.. ㅎㅎ
내일은 융프라우와 아이거 등 알프스의 대표적인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인터라켄으로
갑니다..
ps.
오늘의 햇살이 저의 유럽여행 일정 중 만난 유일한 햇살이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더랬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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