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31 : 크로아티아 여행.. 로비니 첫째날..
어제의 그 테라스에서 조식을 먹고 짐을 챙겨 숙소를 나섰다..
10시에 로비니로 가는 버스를 탈 것이다..
버스값은 36쿠나..
시간이 좀 남아서 물을 사들고 플랫폼에 앉아서 서울에 소식을 전한다..
토요일 아침인데도 한가한 편이다..
한창 휴가철은 지났다는 게 실감난다..
어제 내 앞에서 애정 행각을 벌이던 커플을 다시 마주치고..
(그들은 내 존재를 전혀 모르겠지만.. ㅋ)
시간 맞춰 도착한 버스에 올라 로비니로 달려간다..
숙소를 올드 타운 입구에 잡았더니 버스 터미널에서 한참을 걸어가야 했다..
캐리어를 끌고 따가워진 햇살을 받으며 걷다보니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헉.. 그런데 도착한 호텔에 엘리베이터가 없다..
아니 엘리베이터가 있을만한 규모가 아니다..
그런데 싱글룸이다 보니 방은 꼭대기 층.. -.-
풀라에 이어 연이은 숙소 테러인가? 싶었지만..
방에 들어서면서 불만은 말끔히 사라졌다..
에어컨이 너무나 빵빵하게 틀어져 있었던 것.. (더구나 소음도 없이 조용했다.. ^^)
방은 이렇게 자그마~하지만 깔끔했다..
로비니의 숙소는 대성공이다.. ㅎ
그런데 시설보다 더 훌륭했던 것은 호텔의 직원들..
너무나도 친절했다..
특히, 플리트비체로 가는 방법을 정말 열심히 알아봐 준 청년 '보르코'..
한국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그와 다음 날에 꽤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아무튼..
짐을 풀어놓고 호텔 밖으로 나왔다..
어느새 12시가 다 되어 가고 있다..
이것이 내가 머문 '아드리아틱 호텔'의 외관..
조식은 1층의 테라스에서 하게 되어 있어서 바다를 바라보며 먹을 수 있었다..
(체크아웃하는 날 일찍 나서야 해서 하루밖에 이용 못한 것이 영 아쉬웠다는..)
호텔 앞 자그마한 광장에는 무대가 만들어 지고 있다..
다음 날 공연이 있었다..
이 광장은 원래 바다였다고 한다..
올드 타운이 원래 섬이었다는 얘기다..
이 광장의 이름은 옛 유고연방 대통령이었던 티토의 이름을 땄다고 한다..
이곳에 오니 관광객들이 많다..
주말이라는 것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라나 동양인은 어쩌다 만나는 일본인들 외에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일단 로비니의 가장 멋진 풍경을 담아보기 위해 버스 터미널 쪽으로 되돌아 갔다..
여행 책자에서 보던 구도로 사진을 찍어보기 위해서..
흠.. 그런데 여기보다는 나중에 호텔 뒤쪽으로 있는 방파제에서 찍는 것이 더 깔끔할 거 같다..
이 방향에서는 요트들이 너무 많이 잡혀서..
그래서 일단 올드 타운의 골목길을 누벼보기로 하고 다시 호텔 쪽으로 돌아왔다..
그 길에 로비니에 오면 꼭 타봐야 한다는 '선셋 크루즈'를 예약했다..
예약금을 75쿠나 주었는데..
잔금이 얼마였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ㅋ
그나저나 그 예약받던 아저씨랑도 한참을 이야기했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 멋진 곳이 있다는데 나에게는 어려운 이야기이고.. ^^;;
호텔 옆이 바로 올드 타운으로 들어가는 입구이다..
이 문이 바로 올드 타운으로 들어가는 발비아치 문이다..
문을 지나가면 자그마한 광장이 나타난다..
광장 좌우로 길이 나눠지는데 어디로 가든 상관없다..
결국 유페미아 성당에서 만나게 될 것이고..
무엇보다 난 이틀을 이곳에서 머물 것이기에.. ^^
골목골목에 식당들이 자리하고 있다..
솔직히 끼니를 여러번 먹을 수만 있다면 각자의 개성을 자랑하고 있는 저곳들을 다 들러보고 싶다.. ㅎ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테라스를 만들 공간이 없어서일까..
이곳에서는 건물 사이에 빨랫줄을 걸어 빨래를 널고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 듣자니 빨래한 물도 그냥 밑으로 버려 버린단다.. ㅋ
이 도자기들을 만든 주인이 앉아있어야 할것만 같은 의자..
골목길 풍경을 담으며 천천히 걸어간다..
사람들이 불쑥불쑥 나타나서 카메라 앵글에 들어온다..
진짜 성수기에는 사람이 나오지 않는 사진을 찍기는 불가능할 것 같다..
계단 아래를 멋지게 장식해 두었다..
유페미아 성당에 거의 도착했다..
아트리에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의 빛깔이 곱다..
화창한 햇살 아래 더더욱 빛난다..
저런 곳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차 한잔 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드디어 유페미아 성당에 도착했다..
성당 앞으로 드넓은 아드리아 해가 펼쳐져 있다..
저쪽으로 한시간 정도만 배를 타고 가면 이탈리아 베니스란다..
올드 타운에서 가장 큰 건물이자 이곳 로비니를 대표하는 유페미아 성당..
유페미아는 로비니의 수호성인이다..
그녀는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뒤에 가볼 스플리트에서 은퇴 후 여생을 보냈던)가 기독교를 박해할 때..
전쟁의 신 마스를 기리는 의식을 거부하다 원형 경기장에서 야생 곰에게 물려 죽었다고 한다..
이교도를 거부했던 그녀를 기리는 성당인 것이다..
성당 안으로 들어섰다..
소박한 듯 하면서도 곳곳이 화려하다..
베니스 산마르코 광장에 있는 종탑을 본뜬 62미터 높이의 종탑에 올라갈 수 있지만 안 그러기로 했다..
너무 힘들거 같아서.. ㅋ
성당 밖으로 나와 찬란한 햇살 아래 천천히 걸으며 셔터를 눌러본다..
하늘빛과 물빛이 크게 다르지 않다..
문도 파란색이다.. ^^
저 아가씨 사진은 잘 나왔으려나..
바다에서 이쪽을 바라보는 것도 멋질 거 같다..
모 나도 저녁에 선셋 크루즈를 탈 예정이다..
멋지구리~한 요트도 지나간다..
물이 꽤 깊어 보이는데..
사람들은 일광욕을 즐기다가 풍덩풍덩 잘도 뛰어든다..
나도 내일은 함 들어가봐야겠다..
수영복도 가져왔는데.. ㅋ
티토 광장 쪽으로 내려가는 길..
좌우로 음식점들이 많이 들어서 있는데..
하나같이 바다에 면한 테이블들을 자랑하고 있다..
좌우로 골목길들은 계속된다..
로비니를 가장 예쁘게 담을 수 있는 구도를 잡기 위해 방파제 끝으로 걸어간다..
저곳이 내가 점심을 먹은 곳이다..
내 인생 가장 멋진 뷰와 함께 한 점심이었다는.. ㅎ
파란 하늘과 어우러지는 도시의 빛깔이 너무 예쁘다..
물은 여전히 맑고..
자 이제 그 유명한 구도로 담은 로비니의 모습들이다..
아까 위에서 보였던 식당에 가서 점심을 간단하게 하고 왔다..
맛은 그닥.. ㅋ
다시 방파제 위에서 쉼없이 셔터를 누른다..
웨딩촬영을 온 커플이 있다..
이런 풍경을 배경으로 하는 웨딩촬영이라니 멋질 것 같다..
흔한 아웃포커싱 놀이..
어느 나라나 웨딩촬영의 포즈는 어색하다.. ㅎ
잠시 호텔에 들러 쉬다가 나오면서 프론트에 있는 청년(이름은 보르코~)에게 플리트비체로 가는 교통편을 물어봤다..
확인해서 알려주겠다기에 다시 밖으로 나왔다..
티토 광장을 지나 반대편으로 가본다..
이곳도 꽤 번화가다..
조금만 걸으면 다시 바다를 만난다..
무작정 골목길로 들어섰다..
유페미아 성당으로 올라가는 길보다 더 사람들 사는 냄새가 짙다..
오토바이들이 많네..
참 이쪽으로는 허가받지 않은 차량은 들어오질 못한다..
관광객들의 렌트카도 버스 터미널에서 멀지 않은 외곽에 세워놓아야 한다는..
이곳이 오늘 저녁을 먹으려고 하는 레스토랑..
예약을 안해서 저 테라스에는 앉지 못하고 실내로 들어가야 했지만..
아주 만족스러웠던 곳..
자그마~한 광장이 또 나타난다..
저렇게 기운 자리에서 식사를 하면..
자리 배치를 어찌 해야할까?
혼자인 나는 필요없는 고민이지만.. ㅋ
걷다보니 다시 방파제까지 왔다..
선셋 크루즈는 6시 50분에 출발할 예정이라 2시간 가까이 남았다..
호텔로 돌아가서 플리트비체로 가는 교통편이 어찌 되었는지 알아보았다..
허.. 그런데 보르코의 말이 적당한 교통편이 없다는 것이다..
직통 버스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두세번 버스를 갈아타고 가면 저녁이 다되어서야 플리트비체에 도착할 것이란다..
두둥~ 여행사에서는 아무 말 없었기에 막연히 버스가 있을리라 생각했는데.. ㅜㅜ
플리트비체에서 3박을 할 것이기 때문에 늦게 도착하는 것은 상관없는데..
무거운 짐을 끌고 버스를 여러번 갈아탈 생각이 아득하다..
내가 난감해 하고 있으니 보르코가 다른 방법을 추천해 줬다..
당일치기 여행상품을 이용하라는 것이다..
돌아오는 교통편까지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갈아타는 불편없이 갈 수 있고..
점심과 공원 입장권까지 포함되어 있다니 금전적으로도 큰 부담이 아니라는 것이다..
좋은 방법이라고 흔쾌히 상품을 예약하려고 하니 내가 출발하는 9월 2일에는 러시아 통역만 제공된단다.. -.-a
모 어쩌겠는가..
외계어 들으면서 이동할 수밖에.. ㅋ
상품의 가격은 580 쿠나..
출발 장소까지 지도에 표시를 받고서야 마음이 놓였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정말 좋은 방법이었다..
보르코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시간에 맞춰 선셋 크루즈가 출발하는 곳으로 왔다..
역시나 다들 커플이다..
혼자 온 사람은 나뿐이다..
그래도 나는 꿋꿋하다..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니까.. ㅋ
서서히 물들어 오는 석양을 받으며 배가 천천히 출발한다..
(사실 배 모양이 '니모를 찾아서'의 니모 모양이어서 좀 깨긴 했다.. ㅎ)
저 왼쪽에 보이는 배가 내가 탄 배와 같은 모양이다..
저런 요트는 누가 타고 있을까?
방파제를 벗어나니 배가 많이 흔들린다..
VR을 액티브 모드로 해두었지만 수평 맞추기가 영 쉽지 않다..
해변 쪽으로 카메라를 향했다가 깜짝 놀랐다..
이 커플은 나체로 저녁 햇살을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두브로브니크에 누드 비치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여기서 이런 모습을 마주칠 줄이야..
아무튼 나도 한번 저래보고 싶다.. ㅎ
배는 조그마한 섬들 사이를 천천히 나아간다..
한참을 달려온 후에 배는 좀 더 넓은 바다로 나와 로비니 쪽으로 뱃머리를 돌린다..
이제 왼쪽으로 석양이 물든다..
등대도 불을 밝혔다..
해가 수평선에 가까워진다..
수평선에 아무 것도 없어서 혹시나 한번도 보지 못했던 오메가를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드디어 그분이 오셨다..
국내에서 그렇게 여러번 일출과 일몰을 찍으러 갔어도 만나지 못했던 오메가..
이 멀리 크로아티아에 와서야 만나보게 되었다..
정신없이 셔터를 눌렀다..
해는 수평선 아래로 사라졌지만..
하늘에는 붉은 빛이 여전하다..
고기는 많이 잡으셨는지..
유페미아 성당이 보인다..
이렇게 바다에서 보니 또 느낌이 다르다..
배경이 근사하니 사람들이 열심히 사진을 찍는다..
나는 그들을 찍는다.. ㅋ
이럴 때는 내 사진이 없는게 좀 아쉽기는 하다..
배는 이제 항구로 향한다..
출발한지 1시간이 조금 넘었다..
석양이 물드는 시간에 이쪽 방향으로 사진을 찍으면 아름답다고 한다..
그건 내일 시도할 예정..
오늘처럼 노을이 멋져야 할텐데.. ^^
이 커플의 사진은 전해줄 방법만 있으면 전해주고 싶다..
좋은 기념이 될텐데..
배는 어느덧 방파제 안으로 들어선다..
1시간이 조금 넘는 선셋 크루즈가 끝이 났다..
처음 오메가를 만난 흥분을 가라앉히며 8시가 넘은 이 시간에 늦은 저녁을 먹으러 갔다..
낮에 봐두었던 레스토랑으로..
그곳에서의 만족스러웠던 저녁 사진은 여기에~
와인에 취해 나도 모르게 노래를 조그맣게 흥얼거리며 호텔로 돌아왔다..
(누가 보면 이상했을듯.. ㅋ)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고 샤워를 하고 침대에 쓰러졌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하루종일 열심히 돌아다닌 날이라 피곤이 몰려왔다..
기분좋은 피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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