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 Janis 'For Only A Moment'
언제부턴가 TV의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주목하는 것은
막 개봉한 따근따근한 신작에 대한 것이 아니라
10년, 20년 전의 영화를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해 주는 코너가 되었다..
그 시절,,
그 영화를 보던 시절의 나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시내에만 몰려있던 극장을 찾아 지하철로 버스로 강을 건너던 설레임..
컴컴한 극장 안으로 들어가고 있으면 왠지 금지된 공간으로 들어서는 것 같은 두려움.. 묘한 기대..
경험은 커녕 상상도 못할 세계가 펼쳐지는 놀라움.. 막연한 동경..
그렇게..
영화를 보러가는 것은 어쩌면 경건한 의식이기도 했다..
이제는 굳이 극장을 찾을 필요도 없고..
찾아간다 해도 그런 느낌은 없다..
세상이 변했고..
무엇보다 나 자신이 변해 버렸다..
꿈 많고..
그 꿈을 향한 계획을 세워가며..
계획이 이뤄질 때마다 기뻐하던 나는 이미 사라져 버렸다..
반복되는 일상에 찌들어 버린..
아주 가끔의 사소한 발견에 '그래 난 아직 죽지 않았어~'라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한심한 모습이 되어 버렸다..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CD와 DVD들은
이사온 지 일년 반이 넘도록 박스에서 꺼내지 않은 것이 절반이 넘었고..
새로 산 넘들은
몇달째 꺼내들지 않은 카메라와 함께 책상 구석에 아무렇게 쌓여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다..
꿈이라고는 잃어버린..
엉망인 내 모습과 넘 닮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