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806 : 파리 여행기.. 16/21
'Port-Royal역'에서 RER B선을 타고 한정거장 내려가면 'Denfert Rochereau역'이다..
에펠탑으로 가기 위해 메트로 6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내렸다.. 환승거리가 상당히 길다..
길다 못해 메트로 6호선 승강장은 지상에 있었다.. ㅎㅎ
꽤 긴 거리(아마 파리에 오고나서 가장 긴 거리가 아닐까?)를 이동했다.. 다행히 지상으로
가기 때문에 창밖을 내다볼 수 있어서 심심하지는 않았다.. ^^
조그만 5200을 가져왔으면 열차 내 풍경도 조금씩 찍어볼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웠다..
D70을 들이대면 다들 놀랄테니까.. ㅎㅎ
드디어 'Champ de Mart (Tour Eiffel)역'에 도착했다.. 이제 첫날 밤에 올려다 보았던 에펠탑을
보러 간다..
그런데.. 역에서 에펠탑까지의 거리가 상당히 멀다.. -.-
'일본문화회관'이 눈에 띄었다.. 그 사진을 찍고 있었으니 나를 일본인으로 생각들 했을라나? ㅍㅎ
역시나 많은 관광객들이 에펠탑을 향해 몰려가고 있다.. 번듯한 이정표도 없지만 길을 잃을
염려는 전혀 없다.. 사람들을 따라가면 되므로.. ^^
자전거를 타고가는 소녀와 소년.. 잠시 영화 '리틀 로망스'가 떠올랐다.. 차이가 있다면
저 소녀는 핸폰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는 점..
드디어 에펠탑이 올려다 보인다..
1889년 귀스타브 에펠의 설계로 파리만국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철골탑.. 당시에는
파리의 미관을 해친다고 엄청난 비난을 받았었다고 한다..
총높이는 312m라고 한다..
탑에 올라가기 위해 줄을 서있는 인파가 대단하다..
4개의 기둥마다 출입구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걸어올라가는 곳이고.. 엘리베이터가 있는
3개 중 2개는 단체관광객을 위한 곳이다..
결국 나같은 개인여행객이 이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는 하나뿐인데.. 그 앞의 줄이 가장
길다.. -.-
기다릴까? 잠시 망설였지만.. 굳이 올라갈 필요는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냥 사진만 찍기로
했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아쉽지만.. 여행이란 늘 그렇게 아쉬움을 남기고 오는 것이니까.. ^^
'샤이요궁'쪽을 바라본 모습이다.. 이따가 저리로 갈 것이다.. 그쪽에서 바라본 에펠탑의
모습이 훌륭하다고 하기에.. ^^
샤이요궁을 바라보는 이쪽에서 보면.. 오른쪽 앞과 뒤가 단체관광객을 위한 엘리베이터를
타는 곳이고.. 왼쪽 앞이 계단으로 올라가는 곳.. 왼쪽 뒤가 개인관광객을 위한 엘리베이터를
타는 곳이다..
어제 오후만은 못하지만.. 오늘 구름도 멋지다.. '파리의 구름'이기 때문일까? ^^
에펠탑에서 군사박물관 쪽으로는 역시 넓은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그쪽으로 가볼까 싶어
걸음을 옮기면서 에펠탑을 뒤돌아 본다..
그런데.. 주말이라 그런지 공원에 엄청난 인파들이 몰려있다.. 다른 곳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호젓한 시간을 보낼 수는 없을 거 같아 다시 방향을 샤이요궁쪽으로 돌렸다..
에펠탑과 샤이요궁은 '이에나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그 다리 밑에는 유람선과 수상택시들이
서는 선착장이 있다..
파리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기 때문인지.. 선착장의 규모도 상당하다..
다리를 건너간다..
다리 끝 쯤에 왔을 때, 스페니쉬 여성과 중국 여성이 부탁으로 사진을 찍어줬던 거 같다..
DSLR로 찍다 보면 가끔 콤팩트 디카를 만지기가 더 어색한 경우가 있는데.. 다행히 만족해
했었다.. ^^
샤이요궁으로 올라가기 위해 몸을 돌리니 회전목마가 보인다..
에펠탑을 다시 한번 뒤돌아 보고..
샤이요궁으로 올라가는데.. 한 아이스크림집 옆에서 난리(?)가 났다..
커플로 보이는 남녀가 사진을 찍는데.. 여성은 커다란 아이스크림 모형 옆에서 온갖 포즈를
(민망한 포즈까지..) 취하고 남성은 열심히 사진을 찍어대고 있었다..
주인아저씨한테 허락은 받았는지.. 무슨 모델 촬영이라도 하듯 열심이다.. 모, 여성의 미모가
모델급이기는 했다.. ^^
가까이 가서 찍었다가는 항의를 받을 거 같아(불어로 싸움 걸면 싸우지도 못할테니.. -.-)
그냥 멀찍이서 한컷.. 제대로 안 보인다.. -.-a
샤이요궁이다..
에펠탑과는 이에나 다리로 연결되어 있고.. 그 뒤로는 트로카데로 광장과 마주하고 있다..
반원형의 궁전으로 1937년 만국박람회(먼 박람회를 이리 자주 했나.. ^^)를 기념하여 지은
건물이라고 한다..
내부에는 해양박물관, 인류박물관, 국립극장, 영화박물관, 수족관, 프랑스 문화재박물관
등이 있다고 하지만..
무엇보다도.. 에펠탑을 내려다 보기 위해서 많이들 찾는 곳이다..
또 도촬이다.. -.-
흐린 하늘에서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진다.. 카메라를 잠시 집어넣었다가 꺼내들었다..
시간은 어느덧 5시가 다 되었다..
빗방울이 가끔씩 흩뿌리는 날씨 탓에 어디를 좀 더 돌아다니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일단, 트로카데로 광장쪽으로 나가서 'Passy역'에서 메트로 6호선을 타고 개선문이 있는
'샤를 드골 에투알역'으로 갔다..
3개의 메트로선과 1개의 RER선이 지나는 덕분에 복잡한 역에서 '샹젤리제'라는 표시만
보고 나와서 샹젤리제 거리를 걸어가다 'LIDO'를 만났다.. 물랭루즈와 같은 화려~한 쇼로
유명한 곳..
어차피 저녁도 먹어야 하고.. 돌아다니기 적합한 날씨도 아니라 저녁 공연 표를 샀다..
혹시라도 드레스코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해서 지금 내 복장이 적합하냐고 물어봤더니 아무
문제가 안된단다.. ㅎㅎ
'Bonheur'라는 쇼는 9시 반에 시작하지만.. 7시부터 저녁식사를 할 수 있다.. 쉽게 말해
'극장식 레스토랑'..
저녁과 쇼 관람을 묶은 티켓은 140 유로에서 200 유로까지 했다.. 만만치 않은 가격이라
가장 저렴한(^^) 140 유로짜리 티켓을 샀는데.. 마침 옆에 서있던 두사람이 나에게 한국인
이냐고 묻는 것이다..
단체 관광객 중에서 떨어져 나온 분들인데 기왕이면 같이 보자고 하여 내 이름으로 자리를
예약하고 각자 시간을 보낸 뒤 6시 50분경 이곳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그분들은 방금 내가 떠나온 에펠탑을 보러 갔고.. 나는 샹젤리제 거리를 따라 조금 더 내려
가면 있는 '버진 메가스토어'에서 CD와 DVD들을 둘러보았다.. 물론, 많이 집어들기도 했다.. ^^
한참을 둘러보고 시간에 맞춰 그분들을 만나 들어가려고 하는데.. 한분이 제지를 당했다..
완전한 반바지는 아니었지만 7부 정도 되는 바지를 입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근처에서
바지를 사서 입고 오라고 하는데, 그렇게까지는 하고 싶지 않다시며 그냥 돌아가셨다..
해서 비뇨기과 의사라는 분하고만 함께 들어가게 되었다..
가방을 모두 맡겨야 하고.. 카메라 촬영도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사진은 하나도 없지만..
영화에서 흔히 보던 멋진 분위기의 레스토랑이었다.. 주변에 다른 한국인 관광객들도 보이고..
1인당 반병의 샴페인과 함께 전채요리, 메인요리와 디저트를 고르도록 되어 있었는데..
어떤 요린지 알수가 있나.. -.- 무얼 골랐는지 정확히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전채는 젤라틴
으로 만든 것이었고.. 메인은 닭다릿살 요리, 디저트는 샤벳이었던 거 같다..
다행히 모두 깔끔하고 맛있었다..
식사가 끝나갈 무렵인 9시 반(식사는 2시간이 넘는다.. ㅎㅎ)부터 쇼는 시작된다..
모형비행기가 하늘을 날아다니고.. 분수가 등장하고 아이스링크까지 등장하는 등.. 화려
하고 변화무쌍한 쇼가 1시간 반 가량 이어진다..
화려한 의상의 댄서들(다들 알다시피 대부분 '토플리스' 차림이다.. *^^*)이 무대를 가득
채우며 쇼가 끝나니 어느덧 시간이 11시가 가까웠다..
런던에서 여러 뮤지컬들을 보고 있는 터에.. 그렇게 '대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이것도 파리의 문화 중 하나가 아니겠는가..
파리 사람들, 그중에서 나이가 좀 있는 사람들은 생일이나 기념일 같은 날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나는 호텔로 돌아가기 위해 메트로에 올랐는데.. 중간에 갑자기 열차가
멈춰버렸다..
불어로 모라고 방송을 하는데 알아들을 수가 있나.. -.- 암튼 당황하는 다른 관광객들과
함께 이리저리 옮겨가면서 겨우 호텔이 있는 '북역'으로 올 수 있었다..
정말 당황했었는지.. 몇호선 무슨 역에서 그랬는지.. 어떻게 왔는지 지금은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 -.-
아무튼 그렇게 다소 황당하게 파리에서의 둘째날이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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