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07 : 무작정 떠나기.. 보성.. 4/4
보성..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다원..
아직 때가 일러.. 초록빛을 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냥 갈 수는 없다.. ^^
어제 율포로 들어오면서.. 늘 가던 대한다업 제1다원이 지나치게
개발된 모습을 얼핏 봤기 때문에.. 이번엔 제2다원으로 가기로 했다..
가파른 편인 제1다원과 달리 완만한 제2다원.. 사실 그곳도 드라마 '여름향기'에
등장한 곳이라고 한다.. 드라마가 못 떠서 그닥 인기가 없는 듯.. ㅎ
아래는 6년 전에 갔던 제1다원..
(당시 디카는 소니 F707..)
제2다원에 도착했다..
아직 초록이 올라오지 않은데다.. 이른 시간인 탓인지..
사람이 나 뿐이다.. ^^
아무도 없으니.. 외려 살짝 들어가도 되나 싶은 생각까지 든다..
그래도 천천히 안으로 걸어들어 간다..
녹색 카페트 사이에 솟아있는 나무의 모습이 이국적이다..
아직 새잎이 올라오지 않았다..
아래쪽으로 뒤돌아 보니.. 멀리 남해바다가 보인다..
이렇게 햇살과 바다바람이 좋은 덕분에 좋은 차가 자라는 것이겠지..
(근데, 바람이 쫌 세다.. ㅎ)
중턱을 가로지르는 길..
햇살이 좀 더 밝아진 듯하다..
아래 쪽 나무를 역광으로 담아봤다..
바람은 많이 불지만.. 천천히 걸어본다..
아무도 없는 탓일까.. 역시 이런저런 생각에 머리가 복잡하다..
떠나왔으면.. 비워내야는데.. 이번엔 그게 잘 안된다..
이런 길은..
누군가와 함께 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난다..
시간은 8시 반에 가까워졌다..
보성 읍내에 들어가서 '양탕'으로 아침을 하고(식당 문을 열었을지는 살짝
자신이 없지만..).. 어디로든 옮겨야겠지..
목적지는..
그냥 발, 아니 핸들 움직이는 대로.. ^^;;
율포를 떠나 보성 읍내로 들어가면서
친구의 문자에 핸폰으로 찍은 사진으로 답장을 했다..
읍내는 6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
장이 열렸는지 북적이는 모습까지..
기억을 더듬어 찾은 양탕집..
이른 시간에 장사를 할까 싶어 살짝 문을 열고 물어보니..
식사 된단다.. ^^
6년 전과 똑같은 방에서 뜨뜻한 양탕으로 속을 채웠다..
양탕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아래 클릭..
http://hompy.dreamwiz.com/ambrosia?url=bbs/myhome_bbs.cgi%3fb%3d7%26c%3dv%26n%3d2
속도 든든하게 채웠고.. 어디로 갈까 잠시 고민하다..
사진동호회에서 봤던 '선학동'이라는 곳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영화 '천년학'을 촬영했고.. 모내기 하기 전에 유채를 심어놓아
해변과 유채꽃이 잘 어우러진다는 곳..
하지만.. 훠이훠이 찾아간 그곳에는 유채가 없었다.. 아직 날이
이른 것인지.. 올해는 심지 않은 것인지..
날씨도 흐려졌고.. 어찌할까 잠시 차를 세우고 고민하다..
그대로 해남 땅끝으로 가기로 했다.. 날이 좋지 않아 전망은 별로이겠지만
가는 길 왼쪽으로 보이는 다도해의 풍경이 워낙 좋기 때문에..
한참을 달려 땅끝에 도착했다..
예전과 달리 전망대도 새로 짓고, 올라가는 모노레일도 만들어 놓고 했는데..
예전의 소박한 모습이 더 그리워지는 건.. 내가 나이들었다는 증거인가.. ㅎ
차를 세우고 전망대로 올라갔다..
날씨가 아침만 같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여기서 작은(?) 사고가 있었다..
예전엔 그냥 바위들 앞에 철책만 쳐놨던 전망포인트에 나무로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기에 사진을 담으려 올라갔는데..
앞쪽으로 걸어가는데 갑자기 오른쪽이 무너진 것이다..
썩은 나무판이 부러진 것.. -.-
순간 오른쪽 다리가 아래로 빠졌는데.. 아래는 1미터 정도의 허공..
손에 들고 있던 카메라도 살짝 바닥에 부딪히고.. 무엇보다 오른쪽에 메고있던
카메라 가방이 바닥에 쿵~하고 부딪혔다..
다리의 아픔도 참으며(집에 돌아와서 보니 큼지막~하게 피멍이.. ㅎ)
가방을 열어보니.. 70-200 렌즈의 앞캡과 필터가 부서져 있었다.. -.-
(집에 돌아와 찍은 사진..)
이건 분명히 시설물 관리 소홀에 따른 것..
전망대 입장권을 팔고 있던 해남군청 직원에게 항의했다..
다행히 사진을 취미로 하는 분이라..
70-200이 얼마나 비싼 렌즈인지.. 장비가 다쳤을 때 얼마나 맘이 아픈지..
잘 아시는듯..
미안하다 사과하시며.. 명함도 주시고..
서울 올라가서 점검한 후에 보상해 주시겠다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점검해 보니..
다행히 렌즈 자체에는 문제가 없고.. 손상된 앞캡, 필터, 후드만 새로 구입한
후에 그 금액만큼 입금받기로 했다..
마음은 풀렸지만..
다리도 아프고.. 날씨도 계속 별로이고..
그냥 서울로 올라가기로 했다..
국도로 목포까지 올라가.. 막히는 목포 시내를 뚫고 서해안 고속도로에 올라
서울로 향했다..
돌아갈 곳이 있어 떠나는 것이 소중한 것이겠지만..
그렇다고 서둘러 가고 싶은 것도 아니고.. ㅋ 아침부터 오랜 시간 운전을 했으니..
천천히 휴게소에 자주 들르면서 올라간다..
오른쪽 다리가 갈수록 아파와서 더더욱.. ㅎ
휴게소 너머로 넘어가는 해..
서울 진입이 막힌다는 얘기에 평택에서 우회전.. 경부고속도로로 올라가다
외곽순환도로에 올라 집까지 돌아왔다..
1.5일 간의 남도 나들이..
이렇게 훌쩍 떠나본 것이 꽤 오랜만이다..
어쩌다 이렇게 여유를 잃어버렸는지..
가슴이 먹먹한 것은 여전하지만..
이런 탈출을 가능한 자주 가져보도록 노력해야겠다..
아직 조금은 이르지만.. 봄이 가까워졌다..
1.5일의 보성 나들이의 주행거리는..
1,080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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