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글] 그와 방귀를 트면 안되는 이유..
제목이 좀 거시기하지만.. -.-
우연히 읽어본 기사에 나름 공감하는 면이 있어서
옮겨본다..
결혼(혹시라도 하게 된다면.. ^^)에 임하는 자세가
이래야하지 않을까 싶다.. ㅎ
[김태훈의 러브토크] 그와 방귀를 트면 안 되는 이유
[조선일보 2009-05-21 03:22]
5월이다. 주말이면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어머니들과 모처럼 양복으로 멋을 낸 남자들이
예식장 앞에 늘어서 있다. 결혼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사랑을 한다. 그리곤 그 대상과 영원히 함께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나
사랑이 가득한 아름다운 일생이란 모두에게 허락되는 것은 아니다. 불꽃처럼 열정을 나누던
연인들도 결혼이라는 제도에 안착하는 순간 허무할 정도로 쉽게 그 정열을 잃는다. 세상의
모든 동화책이 "그리하여 두 사람은 행복한 결혼을 했습니다"에서 서둘러 끝맺음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게다.
몇 년에 걸친 결혼생활을 정리하고 최근 이혼 절차를 밟은 한 선배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저녁이면 어김없이 한 집에서 만날 수 있고 아침이면 얼굴을 마주한 채 눈을 뜨는 생활로
바뀌자 모든 것이 시들해져 버렸어."
담담한 어투로 자신의 결혼 실패담을 들려주던 선배는 이런 총평을 내놓았다. "더 이상
일부러 시간을 내야 하는 상황이 사라지자, 서로가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어버린 거지."
일 년에 단 하루의 만남만이 허락된 견우와 직녀가 수백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서로의 사랑을
이어올 수 있는 것은 어쩌면 같은 베개를 베고 눕는 현실의 부부들보다 그 애틋함을 오래
간직할 수 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쇼펜하우어는 말했다. 죽음이 없다면 인간은 아무도 사유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사랑과 결혼에
이 문장을 슬쩍 대입시켜보면, 헤어짐이 없는 안정된 결혼의 서약이 오히려 사랑을 지키려는
노력을 뺏어가 버린 것은 아닐는지.
7년이나 연애를 하고 결혼한 한 후배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 결혼 밖에는 할 게 남아 있지
않아서요." 그 후배의 이야기는 슬펐다. 아무것도 할 것이 남아 있지 않은 연인이란, 12월 26일
아침의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정말로 초라해 보이기 때문이다.
결혼 생활이 지루하다고 느끼거나 상대에게 싫증을 느끼기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난 그래서
주제넘은 충고를 하곤 한다. 미용실에 가서 머리칼이라도 잘라 변화를 주든가 콧수염이라도
멋지게 길러 보라고. 물론 대부분의 사람이 결혼은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노총각 칼럼니스트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럴듯한 자신만의 대안이 있는 것 같진 않다.
언젠가 출판 기념회 뒤풀이 자리에서 꼭 사귄 지 얼마 안 된 연인 같은 부부를 본 적이 있다.
"결혼한 지 얼마나 되었느냐"고 묻자 이들은 "10년"이라고 대답했다. 여전히 대학생 커플처럼
손을 꼭 잡고 있는 그 부부에게 시샘마저 났다.
아내가 잠시 자리를 비우자 남편은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주듯 목소리마저 낮춰 내게 말했다.
"난 아직도 아내를 잘 모르겠어요. 매일매일 보는 아내가 어떨 땐 낯선 여인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모든 사랑은 호기심에서 시작되고, 불안함으로 유지된다. 새로운 대상에 대한 관심이 사랑이란
감정을 불러오고, 그 사랑을 놓칠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이 더욱 열렬히 상대에게 빠져들게 만든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불안함을 견디지 못한 남녀가 서로에게 청혼을 통해 평온을 찾기 원한다.
그러나 그 평온이란 사랑을 지켜준 호기심과 불안함을 잃게 만들기도 한다.
이혼전문 변호사가 재미있는 얘기를 들려줬다. 이혼을 하려고 법정에 선 부부가 있었다. 두 사람은
변호사가 보기에 너무도 아름답고 멋진 커플이었다. 한데도 왜 이혼하려 하는지 이해가 잘되지
않았단다. 그 이유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호기심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관심을 잃은 나머지
서로가 아름답고 멋진 상대라는 것을 보지 못하게 된 것이다. 너무 가까운 피사체엔 초점이 맞질
않는 카메라의 렌즈처럼.
당신 앞의 사람을 전부 다 안다고 착각하지 마라. 평생 살면서도 자기 자신조차 알지 못하는 게
사람이다. 호기심을 잃은 당신이 일부러 시간을 내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달려가지 않는다면,
지금 잠깐 동안의 행복도 언젠가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릴 것이다.
[김태훈 팝 칼럼니스트]
결국 결혼한 후에도 서로에게 '특별한 사람'일 수 있도록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겠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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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2 추가]
아니..
더 이상 특별하지 않게 되면..
특별한 사람을 새로 찾으면 되는 거 아닐까?
아..
둘이 동시에 그럴 수 있기는 어렵겠구나.. -.-
또.. 둘이 동시에 그럴 수 있다면 굳이 결혼을 깰 필요도 없을테고..
결국..
양쪽이 어느 방향으로든 페이스가 맞아야 되나 보다.. ㅍ
에구..
감기약 기운 올라온다..
얼릉 쓰러져 자야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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