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바이올렛 에버가든'이라는 애니를 보기까지는 좀 시간이 걸렸다..
무슨 이야기일지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았으니까..
(그렇다고 인터넷 검색이라도 했다가는 스포일러가 넘쳐날 것이고.. -.-)
그렇게 주저하다가 드디어 전편을 보고나니..
눈가가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다소 잔인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장면들과..
흥미만을 유발하기 위한 장치들도 보이고..
너무 신파적이라는 느낌도 없지는 않지만..
'편지'라는 소재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수많은 말로도 전할 수 없는 것을 단 몇 문장의 글로는 전할 수 있다는 것이..
이제는 단도직입적으로.. 즉시..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이해하려 하지 않는 시대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누군가를 떠올리며 정성들여 편지를 써내려가고..
우표를 붙여 우체통에 넣고는..
답장이 오기만을 기다리던 시절..
라떼라고.. 꼰대라고 비웃겠지만..
그 시절의 '사랑'은 참 '간절'했던 것 같다..
* * * *
넷플릭스판의 후속으로 '외전'이 극장 개봉을 한 이후로 마지막 이야기를 담은 극장판이 개봉했다..
당초 작년 개봉 예정이었으나 제작사인 쿄애니에서 벌어진 끔찍한 방화사건으로 이제야..
상당수 스탭들의 유작이 되어버런 이 작품의 시작은 그래서인지 'Sincerely'라는 단어이다..
(넷플릭스판의 오프닝 주제가 제목이기도..)
넷플릭스판에 나오는 인물들과의 인연을 다시 보여주면서..
또 다른 에피소드와 함께..
주인공의 사랑도 결말을 맺으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나이가 들수록 해피엔딩이 좋다.. ㅜㅜ)
만나고 싶었다.. 사랑한다..
그토록 하고 싶었던 그 말을 차마 입밖으로 꺼내지는 못하면서..
용기를 내보려 무릎을 치던 바이올렛의 모습이 가슴 아프지만..
결국 그녀는 그 말을 전할 수 있었을 것이다..
편지가 아닌 말로..
전해야 할 마음은 반드시 전해져야 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