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05 : 아이슬란드 여행.. 레이니스피아라..

아이슬란드에서 맞는 두번째 아침..

상쾌한 기분으로 커튼을 젖혔더니.. 안개로 세상이 온통 뿌옇다.. ㅜㅜ

자세히 내다보니 비까지 내리고 있다.. 보통 비가 오면 안개는 걷히기 마련인데..

게다가 호텔 앞 깃발이 날리는 것을 보니 바람도 엄청 불고 있다..

어제는 날씨가 괜찮더니..

심술궃은 아이슬란드 날씨가 이제 제대로 심술을 부리려나 보다..

게다가 오늘은 나를 아이슬란드로 이끈 요쿨살롱을 가는 날인데..

시작하기도 전에 제대로 기운이 빠진다..

하지만.. 아직 나는 아이슬란드의 날씨를 제대로 깨닫지 못한 것이니..

언제 비가 개이고 해가 날지 모르는 것이 이곳의 날씨..

당장의 날씨에 일희일비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는데..

그걸 깨달은 건 오후가 되어서였다..

그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기운내서 길을 떠났을텐데..

괜히 밍기적거리다가 결국 요쿨살롱에서 보트 투어도 못하고 말았다..

대신 너무나도 멋진 저녁노을을 만날 수 있었지만서도.. ㅎ

아무튼..

호텔 조식을 든든하게 챙겨먹고.. (물가 비싼 이곳에서는 특히나 호텔 조식을 잘 챙겨먹어야 한다.. ㅋ)

우선 레이니스피아라로 향한다..

렌트카 인수하고 출발하면서 리셋을 했었으니..

이틀 동안 387.7km를 주행한 것..

레이니스피아라는 비크에서 디르홀레이 방면으로 되돌아가다 좌회전을 해야 하는데..

교차로를 놓쳐서 유턴해 오는 뻘짓을.. ㅎ

검은 모래로 이뤄진 해변답게 카페 외벽도 새까맣다..

산 위에 저 점들은 바닷새들..

빗방울이 굵어졌다 가늘어졌다를 반복한다..

바람도 세차게 불어와서 D700으로 사진을 찍기는 어려울 거 같다..

GM1에 물려있던 망원을 14-42 표준으로 교체해 들고 나섰다..

혹시나 싶어 가져온 렌즈가 쓸모가 생겼다..

(이후에도 날씨 안좋으면 이렇게 들고 나섰다는..)

이런 척박한 땅에도 생명이 있다..

레이니스피아라

비크 근처의 유명한 해변 레이니스피아라는 아이슬란드 남쪽 해안에 있는 해변 중 가장 독특하면서도 인상적인 곳이다.

검은 모래로 이루어진 해변은 사각형 모양의 크고 작은 돌기둥을 불규칙적으로 쌓아놓은 듯한 하얀 주상절리 절벽과 만난다.

절벽에는 주상절리 지형이 만든 작은 동굴 Halsanefshellir도 있는데 이 동굴 안으로 들어가면 주상절리 아랫단의 거친 단면을 볼 수 있다.

절벽에서 바다로 조금만 눈을 돌리면 바다 위에 우뚝 서있는 기묘한 모양의 헌무암 바위를 볼 수 있는데, 레이니스드란가르라 불리는 이 바위들에는 두 명의 트롤이 세 개의 돛이 달린 배를 끌고 해안으로 오다가 동이 트자 햇빛을 받아 모두 돌이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출처 : 아이슬란드101

이 검은 모래는 결국 용암이 굳은 현무암이 세월에 씻겨 만들어진 것이겠지?

이러한 주상절리도 당연히 화산지형이고..

그러고 보니 아이슬란드의 많은 건축물들이 이 주상절리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레이캬비크의 할그림스키르캬나 하르파, 아퀴레이리의 아퀴레이라르키르캬 등등..

모 주상절리는 제주도에 가도 볼 수 있다만.. ㅎ

위의 책자에서 소개한 동굴(발음은 모르겠다.. ㅋ)..

주상절리의 아랫단이다..

몸을 숙이며 동굴 안으로 들어가 본다..

제일 안쪽에 쭈그리고 앉아 바다쪽을 바라본다..

날씨가 좋으면 바닥에 퍼져앉아 잠시 사색에라도 잠겨볼텐데..

비바람 부는 이 날씨 속에서는 궁상맞다.. ㅋ

저 바위가 레이니스드란가르..

그 앞의 젊은이들은 열심히 물수제비 뜨기 대결 중..

문득 홋카이도의 카무이미사키가 떠오른다..

까~만 해변에 부딪히는 하~얀 파도..

파~란 하늘 아래였다면 정말 멋졌을 듯..

디르홀레이 방향..

뿌연 안개비에 전혀 보이질 않는다..

어제와는 전혀 다른 풍경..

파도에 맨들맨들하게 씻긴 자갈들..

자갈들 사이로 파도가 빠져나가는 소리가 거친 바람소리 사이로 아득하게 들려온다..

춥다.. -.-

서둘러 차로 향하다가 문득 아래쪽을 찍어봤다..

얼릉 주유를 하고 또 열심히 달려가 보자..

이 궃은 날씨로부터 도망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