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04 : 크로아티아 여행.. 자다르 다녀오기..
오늘은 어제 계획했던대로 자다르에 다녀오는 날..
미리 알아본 버스 정류장에 가서 티켓을 사고..
자다르까지 편도 100쿠나..
그런데 버스 정류장 뒤에 무언가가 잔뜩 적혀있는 조형물과 성당에 있을 법한 양초들이 놓여있다..
시간이 남아 찬찬히 읽어보니..
유고 내전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했던 이곳에서의 전투에 대한 이야기와 그 사망자(경찰)를 추모하는 것이었다..
(이 거리의 이름도 그 청년의 이름을 따서 지었더라..)
이 아름다운 풍경에 이런 아픈 역사가 서려 있다..
잠시 후 버스가 도착하고 그동안의 해안가와는 또다른 풍경들이 펼쳐지는 도로를 달려간다..
오늘 날씨도 너무 화창하다..
플리트비체에서 자다르로 가는 길은 아드리아해를 따라 길게 이어지는 높다른 산맥을 넘어야 한다..
높다란 산에서 바로 해안가 마을로 이어지는 풍경이 이곳의 상징적인 모습이다..
힘겹게 산을 넘어 내려오는데 창밖으로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렌트가로 여행을 했으면 좋았겠다 싶은 것이 바로 이럴 때..
언제든 멈춰설 수 있으니..
하지만 혼자서 하기에는 여러모로 벅찰 것 같기도 하다..
드디어 자다르 버스 터미널에 도착..
그런데 이곳이 약간 시 외곽에 위치해 있어서 시내는 물론이고 오늘 가려는 올드 타운까지도 거리가 꽤 된다..
택시를 탈까 싶기도 해서 어슬렁거리니 기사가 바로 달려온다..
하지만 괜한 생각에 걷겠다고 했더니 지도까지 한장을 주면서 친절하게 가는 길을 알려준다..
살짝 미안하면서도 고마웠다..
주택가 골목길을 지나가야해서 잠시 길을 헤매다가 도착한 올드 타운..
햇살이 너무 강해서 벌겋게 익을 거 같다.. -.-
(오늘도 썬크림은 호텔에 방치.. ㅋ)
현대적인 거리를 지나 옛 건물들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성문을 지나 올드 타운 안으로 들어간다..
이곳에는 로마 시대의 우물 다섯 개가 있다..
매년 여름 밤에 '다섯 개의 우물'이라는 콘서트가 열린다는데 분위기 정말 낭만적일 듯..
저곳에 올라갈 수도 있는 거 같은데 그러지 않기로 했다.. ㅎ
성벽으로 들어오는 또 다른 문..
옛 유적들 사이에서 관광객들이 식사를 한다..
유적에 울타리를 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이 크로아티아에서는 흔하다..
(아예 유적지 안에서 생활하는 스플리트가 절정..)
보존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모르겠지만..
외려 그게 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햇살이 정말 강하다..
올드 타운 밖으로 신시가지와 연결되는 다리..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다채로워 찍어봤다..
다리가 높~은 의자의 카페..
사람 구경하면서 앉아있기 좋은 좌석 배치다..
그레이 카드로 잡은 프리셋 화밸(위)이 좀 이상한 듯 해서 오토 화밸(아래)과 비교해 봤다..
프리셋 화밸로 계속 찍기로 결정했다.. ㅋ
두브로브니크에 스트라둔이 있다면 자다르에는 시로카가 있다..
아드리아 해안에서 가장 긴 로마 시대 직선 도로라는 시로카는 올드 타운을 격자 형태로 가로지르고 있다..
지금이야 차가 교행하기도 어려운 길이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대로였을 듯..
시로카도 '넓은 길'이라는 뜻이란다..
그 길을 걷다보면 로마시대 포럼으로 이어진다..
상당 부분이 폐허로 남아있지만 성당들이 주변을 감싸고 있다..
이 아가씨 바지가 정말 화려하다.. ^^;;
포럼 주위를 잠시 둘러보다 일단 바다 쪽으로 나섰다..
자다르를 유명하게 만든 바다 오르간부터 찾아가기 위해서..
마음껏 햇살을 즐기는 사람들..
아드리아해를 따라 쭉~ 이어지는 길을 걸으면 끄트막에 바다 오르간이 있다..
오늘도 하늘빛과 바다빛이 닮아있다..
저곳은 이따가 가봐야지..
드디어 바다 오르간에 도착..
이 구멍들이 바로 바다 오르간이다..
니콜라 바시츠라는 크로아티아 출신 설치 예술가가 2005년에 만든 것으로..
해안을 따라 길이가 다른 파이프들을 75미터 길이에 걸쳐 수직으로 박아놓은 조형물이다..
유럽 공공장소 설치 예술상을 받기도 했단다..
파도와 바람에 따라 신비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아드리아해의 파도가 멈추지 않는 한 계속 연주될 것이다..
소리를 담기 위해 동영상으로 찍어봤다..
바다 오르간 옆에는 역시 니콜라 바시츠의 작품인 'Greeting To The Sun'이라는 작품이 있다..
태양열 전지판과 LED를 결합해서 만든 것인데 해가 떠있는 동안 태양열을 저장해서 해가 진 후 화려한 LED 쇼를 보여준단다..
밤에도 태양은 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 한다..
아쉽게도 나는 저녁에 플리트비체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볼 수가 없다..
오늘을 자다르 1박으로 하지 않은게 아쉬운 순간이다..
그냥 여기서 숙소 잡아 자고 갈까 싶기도 했지만..
그랬다가는 일정이 꼬일 거 같아 참았다.. ㅎ
이런 걸 보고 있으면..
먼 디자인 서울을 만들겠다고 혈세 수조를 쏟아부어 흉물만 만들어낸 쓰레기같은 넘에 대한 분노가 치민다..
아니 그래도 좋다고 그 무리에게 표를 던지는 무뇌아 국민들이 더 짜증난다..
좋은 곳에 와서 나쁜 생각은 말자고 마음을 다독이지만..
맥주 한잔을 해야겠다..
날도 너무 덥고.. ㅎ
아까 저 멀리 보이는 높은 산맥을 넘어온 것이다..
바위산과 붉은 지붕.. 파란 바다..
크로아티아 해안 도시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여기에 빛이 들어오면 정말 예쁠 거 같은데..
생각할수록 아쉽네..
내가 두브로브니크에서 저 흉내내다가 온몸이 뻘개졌었다는.. ㅜㅜ
이게 아마 바다 오르간의 수상을 알리고 있는 듯..
관광객들이 엄청 늘어났다..
자연이 연주하는 음악을 들으며 햇살을 즐긴다..
정말 이런 때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였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진다.. ^^;;
한참을 오르간 소리를 듣고 있다가 근처 카페에서 맥주도 한잔 하고 다시 걷는다..
포럼에 도착..
원통 모양의 저 성당 안에 들어가 보려 한다..
이곳은 9세기에 성 도나트 주교가 세운 성당으로..
로마네스크 양식으로는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큰 건물이라 한다..
무언가 휑~한 느낌의 내부..
만들다 만 거 같은 생각도 들지만 이것이 당시의 전형이었다고 한다..
원형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여성 전용 공간이었다는 2층으로 연결된다..
18세기까지는 예배를 봤지만 그 이후에는 사용되지 않다가 최근 공연장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소리가 잘 울릴 구조이긴 하다.. ^^
밖으로 나왔다..
창이 거의 없는게 특징..
저 종탑에도 함 올라가야 올드 타운 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겠지?
여기서는 젤 높은 곳으로 보이니..
그 전에 일단 주변 골목을 조금 걸어보기로 했다..
길의 끝에는 자그마~한 예배당이 자리하고 있다..
종탑에 올라가기 위해 걸음을 돌리는데..
한 숙소로 올라가는 계단이 예뻐서 몇컷..
나는 혼자서 왔기에 호텔을 이용하지만..
여럿이 온다면 아파트먼트 형태의 숙소를 이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종탑과 붙어 있는 저 성당은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이유는 기억이 안나네.. -.-
화려한 유리 공예..
드디어 티켓을 사고 종탑에 오른다..
15쿠나..
중간에 티켓과 똑같은 그림이 벽에 걸려있다..
종탑의 구조를 설명해 주는..
꽤 높지만 중간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쉴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버겁지는 않다..
드디어 꼭대기까지 올라왔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올드 타운의 모습에 감탄을 연발하며 셔터를 누른다..
핸드폰으로도 담아서 서울로 보낸다..
이 멋진 풍경을 함께 하고 싶기도 하지만 살짝 약올리려는 의도도.. ㅋ
그래도 이 먼 곳에서 누군가와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이다..
열심히 사진을 찍다가..
카메라를 내려놓고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종탑을 내려간다..
이곳이 종탑이라는 증거.. ㅋ
어느덧 3시가 훌쩍 넘은 시간..
플리트비체로 돌아가는 버스는 6시에 출발한다..
아쉽지만 이제 슬슬 저녁을 먹고 버스 터미널로 가야할 시간이다..
론리 플래닛에 나온 식당을 찾아 파스타로 저녁을 해결하고..
아침에 온 길을 거슬러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여기저기서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보여서 당황스럽다..
실내에 있는 의자로 자리를 피했다가 눈에 띄는 아가씨가 있어서 찰칵..
아이폰을 쓰는구만.. ^^
살짝 시간이 남아 음료수도 한잔 사서 마시며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는 아침에 온 길을 되짚어 돌아간다..
렌트카로 다니면 저런 곳에도 잠시 서볼 수 있을텐데..
해가 넘어간다..
중간에 작은 마을로 버스가 들어가길래 의아했는데 운전사가 거기서 바로 집으로 퇴근하더라.. ㅋ
아저씨 좀 짱인듯~~ ^^
버스는 나를 플리트비체에 내려놓고 자그레브를 향해 출발했다..
플리트비체에 머무는 동안 이용했던 식당에서 마지막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왔다..
라스토케를 다녀오지 못한 것도..
자다르에서 하루를 묵지 못한 것도 아쉽지만..
그렇게 이곳에서의 마지막 날이 저문다..
내일은 스플리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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