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28 : 크로아티아 여행.. 자그레브 둘째날
자그레브에서의 둘째날(모 형식적으로는 셋째날이지만.. ㅋ)이다..
지난 밤에 어디를 가볼까 고민하다 결정한 것이 자그레브 북쪽에 있는 '미로고이 묘지'다..
파리에서 '페르 라셰즈 묘지'를 가서도 느꼈었지만..
유럽의 공동묘지는 묘지라기 보다는 차분하고 편안한 공원인 경우가 많다..
더구나 미로고이 묘지는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묘지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고 하니 놓칠 수 없다..
그런데 오늘도 잔뜩 찌푸린 날씨..
앞으로 한참 남은 여행 기간 동안 이런 날씨가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이 밀려온다.. -.-
아무튼..
우선 자그레브 버스터미널로 가서 내일 풀라로 가는 버스를 예약해야 한다..
트램 표는 펀칭 후 90분간 유효하니 얼릉 들어가서 표를 예약하고 다시 나오면 추가 부담없이 미로고이 묘지까지 갈 수 있다.. ㅋ
지난 월요일에 택시를 타지 않고 공항버스를 타면 도착했을 버스 터미널..
인포메이션에 가서 청년에게 'Pula'로 가는 버스 시간표를 알려달라고 했더니 종이 한장을 출력해 준다..
이걸 가지고 티켓 창구에 가서 표를 샀는데..
미로고이 묘지로 가는 트램(아마 8번?)에 올라 표를 살펴보니 행선지가 'Punat'이라고 되어 있는 것이다..
크로아티아 명칭이 영문 표기와 다른 경우가 있어 그런가 보다 생각했는데..
나중에 호텔에 가서 혹시나 해서 다시 찾아보니 다른 도시였다.. 헉..
잘못했으면 여행 초기부터 미아가 될 뻔 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ㅜㅜ
모 이건 밤에 호텔방에서 알게 된 사실이고..
이때는 룰루랄라~ 미로고이 묘지로 향하고 있었다.. ^^;;
트램역에서 좀 걸어올라가야 한다..
자그레브가 크로아티아에서도 북쪽에 위치한 덕분인지 곳곳이 가을 풍경이다..
거기에 비까지 흩뿌리니 조금은 으슬으슬하다..
묘지로 가는 길이기 때문일까나.. ㅋ
도대체 왜 안나타나지? 길을 잘못 왔나? 싶은 생각이 들 때 쯤..
드디어 묘지 입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벤치.. ㅋ
1876년 크로아티아의 건축가 헤르만 볼레에 의해 설계되었다고 한다..
안에는 메슈트로비치를 비롯한 유명 예술가들이 만든 조각과 무덤들이 있다고..
빗방울이 굵어져 잠시 비를 피하다 묘지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에 들어서면 좌우로 이렇게 긴 회랑이 펼쳐진다..
회랑 앞으로는 많은 묘지들이 자리하고 있다..
올해 돌아가셨네..
가족 묘인가 보다..
비슷한 시대에 태어나 비슷한 시대에 떠나신 듯..
이곳은 초가을의 느낌이다..
앞으로 내가 가는 곳들은 늦여름의 더위가 남아있었다는 것을..
이때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ㅎ
이곳이 묘지 중간쯤 되는 거 같다..
이 까만 돌은 크로아티아 대통령(?)의 묘지였던 것 같은데..
(이럴 때를 대비해서 사진이라도 찍어두었어야 했나.. ㅎ)
회랑을 천천히 걸어가 본다..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잠들어 있는 곳..
그래서 묘지에 오게 되면 자연스럽게 겸손해 지는 것 같다..
꽤 수준 높은 조각이다..
누구의 묘지일까..
저 멀리 아이와 엄마가 지나간다..
회랑 중간 쯤에서 묘지 쪽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묘한 빛깔의 건물이 눈에 띈다..
누구의 가족 묘인걸까?
단풍과 어우러진 빛깔이 너무 예뻤다..
그렇게 한참을 거닐다 트램 정류장 쪽으로 향했다..
구글 지도를 보고 찾아가는데..
오고가는 사람들도 없는 이런 숲길로 안내해서 살짝 겁이 났다.. ㅎ
트램 역에 조금 못 미쳐 자그마한 공원에 있는 벤치에 앉아 서울에 있는 친구에게 사진을 몇장 보냈다..
비록 3G로 연결되어서 속도는 떨어지지만..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덕에 맘 편히 스마트폰을 이용하니 좋다..
멀리 떨어진 친구와 여행 풍경과 느낌을 잠깐이라도 공유할 수 있으니..
트램을 타지 않고 뒷골목길로 걸어가기로 했다..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론리 플래닛에서 추천한 식당이 나오는데 거기서 점심을 할 생각이다..
골목길 건물의 빛깔이 곱다..
이런 자그마~한 교회(?)도 있고..
'발타자르'라는 레스토랑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했다..
스프와 양파 튀김을 곁들인 스테이크로.. ^^
(사진은 여기에..)
느긋하게 식사를 마치고 나와 다시 길을 걸었다..
이 길을 걷다 보면 대성당 앞으로 가게 될 거다..
다시 대성당..
다시 화창해진 날씨에 '막시미르 공원'에 가보기로 했다..
1794년에 일반에 공개된 남동유럽 최초의 공원으로 영국식 정원을 갖고 있다고 하고..
여행 오기 전에 봤던 한 블로그에서는 자그레브에서 제일 좋았던 곳이라고도 했으니..
그런데 트램을 타러 가는 도중에 갑자기 속이 안좋아졌다..
갑자기 너무 제대로 된 식사를 해서인가? -.-
어쩔 수 없이 호텔로 돌아와 속을 가라앉혔는데..
헉.. 그새 날씨가 폭우로 바뀌었다..
이 변화무쌍한 날씨를 어쩔 것인가.. ㅜㅜ
어제처럼 이러다 금새 비가 그치겠지 생각하며 지친 다리를 쉬고 있는데..
한참이 지나도록 비가 그칠 생각을 안한다..
급기야 침대에 누워있다 잠이 들고 말았다..
눈을 떠보니 비는 그쳤지만 이미 해는 기울고 있었다.. -.-
공원 산책은 이미 틀렸고..
자그레브에서의 마지막 밤을 아쉬워하며 호텔 주변을 좀 거닐었다..
저녁은 조각 피자로 때우고..
피자집에서 일하는 청년과 일본 관광객들은 영어 발음이 너무 이상해서 알아듣기 힘들다고 같이 흉도 보고.. ㅋ
(내 발음은 괜찮단다.. ^^;;)
내일은 풀라로 간다..
버스로 4시간이 넘게 걸리는 꽤 먼 거리다..
사실 사람들이 잘 안가는 곳이라고 하는데..
모 그래서 굳이 가겠다고 한 것이기도 하고.. ㅎ
지난 이틀 동안 지극히 일부만을 둘러았지만..
자그레브는 앞으로 크로아티아의 다른 도시에서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도시였다..
자~ 앞으로도 긴~ 일정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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