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회사에 나가보니 외벽 기둥에 큼지막한 현수막들이 내걸렸다..
'문화방송을 곧 정상화시키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의 고마움을 잊지 않겠습니다'
아니 회사가 미쳤나? 사장이 정신을 차렸나? 드디어 파업이 끝나나?
생각하다 현수막 맨 아래를 본 순간 실소가 터졌다..
'MBC 경영진 일동'
두둥~~~
시청자들에게 드리는 말씀의 주체가 '문화방송'이 아니라 '문화방송 경영진'이다.. 허..
'회사 문화방송의 약속'이 아니라 사장 이하 '경영진 개개인의 (사적인) 약속'이다..
(그나저나 시청자들께 드리는 말씀이면 '올림'이나 '배상' 정도는 써줘야지 않니? ㅍㅎ)
회사를 대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자들이, 그래서 신나게 칼을 휘두르고 있는 자들이
회사 이름을 팔지 않고 굳이 자기들 개인 의지를 현수막에 내걸었다..
상식적으로 저 자리에는 '문화방송'이 들어가야 하는거고..
사장이 떳떳하다면 '문화방송 대표이사 사장 김재철'이라고 당당히 적어야 하는거다..
사장, 대표이사는 회사를 대표하라고 있는거지 법인카드 펑펑 쓰라고 있는게 아니다..
회사의 법인격과 경영진의 자연인격을 구별하지 못하는..
이 싸움을 회사 v. 노동조합이 아니라 경영진 v. 조합원의 대결로 파악하고 있는..
함량 미달 인간들..
자신들이 10층에 버티고 있는 건 회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들 안위를 위한 거라는 걸 여실히 보여주었다..
자신들이 회사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했다.. (갑자기 겸손해지기라도 했나?)
이거만으로도 당신들이 회사를 떠날 이유는 더욱 확실해졌다..
무엇보다도..
쪽.팔.린.다~~~ ㅜㅜ
어느덧 지난 2010년의 '39일 파업'에 육박해 가는구나..
[20120403 추가]
저 현수막은 강풍에 찢겨 푸덕거리다가 철거되었다..
이제 하늘도 너희 편이 아닌가 보다.. 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