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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don't make a photograph just with a camera..

20040329 : 빈 -> 볼로냐..

  • 2009.06.07 00:36
  • SOME WHERE/in it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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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0여 일간의 일본, 유럽 출장 및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일만 남았습니다..

피렌체, 잘쯔부르크, 빈을 꼭 보려는 마음에 짠 일정 덕분에..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일은
험난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니.. 돌아갈 일이 걱정되기 보단 억울한 맘이 앞섭니다..

지난 열흘간 잔뜩 찌푸린 하늘만 보여주더니.. 거짓말처럼 맑게 개어있었습니다.. -.-

팔자려니.. 위로하면서 빈 서역으로 나섰습니다..

11:30발 OEC가 출발합니다.. 앞으로 18시간의 기차여행이 시작되기에.. 편의점에서
생수 큰 거 한통과 간단한 먹거리를 사들고 앉았습니다..

가장 사랑스러웠던 빈을 뒤로 하고.. 눈보라치는 거리를 거닐던 잘쯔부르크를 지나..
인스부르크에 도착한 것은 16:30..

출발까지는 약 한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인스부르크역에서 바라본 알프스.. 제가 왜 억울해 했는지 이해가 되시죠? ㅍㅍ





점심 겸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역 구내를 돌아보는데.. 자그마한 피자집이 눈에 띕니다..

화덕에서 막 마르가리타 피자를 꺼내길래.. "하나 주세요~~" 했더니.. 인심 좋게 생긴
아저씨 피자를 건네면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세상에서 젤 맛있는 피자를 먹다니 운이 좋군요~"

^0^ 정말입니다.. ㅎㅎ


다시 플랫폼에서 이태리로 들어가는 EC를 기다립니다..

그때 카메라 앵글에 들어온 소녀..


17:26.. 기차가 출발합니다..

1등석이 연결되어 있지 않아서 2등석에 앉아가게 되었습니다.. 기차가 출발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한 이태리 청년이 자리에 앉아도 되냐고 묻습니다..

그동안 혼자서만 타고 다녔고.. 이태리인이라 좀 당황은 했지만.. 모.. ㅍㅍ

하지만.. 역시 선입관은 부질없었습니다.. 곧 그 청년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게 되었고
베니스에 사는 어머니를 만나러 간다는 그 청년은 저에게 무사히 집까지 가기를 바란다
며.. 사과 하나까지 건네주었습니다.. (정말 달고 맛있었습니다.. ^^)

다시 기차를 갈아타야 하는 '볼짜노'라는 마을에서 기차를 내렸습니다..

대기시간이 한시간 반이 넘기 때문에.. 짐을 끌고 역 근처를 좀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자그마~한 마을.. 아무런 정보도 없는 곳이지만.. 유럽을 떠나는 아쉬움에 깊이 심호흡도
해봅니다..






기차는 20:58에 볼짜노역을 출발해서 볼로냐 중앙역을 향해 달려갑니다..
볼로냐에는 내일 새벽 1시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조금씩 피곤이 몰려오지만.. 혼자이니 짐 때문에 잠들 수도 없고.. -.-
그래도 창밖으로 가끔씩 지나가는 이태리 작은 마을들의 불빛에 잠을 쫓아봅니다..

이번 여행을 위해 만든 MP3 CD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귓전에 흐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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