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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don't make a photograph just with a camera..

사진을 찍는다는 것..

  • 2009.10.05 20:50
  • SOME THING/to 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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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에 '주간MBC'에서 원고를 부탁받고 썼던 글..

여전히 이런 생각으로 셔터를 누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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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칼럼::최진훈 사우의 포토에세이

“사진을 찍는다는 것….”


혼자서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많은 사람들은 ‘그럴 수밖에 없어서다’라고들 한다. -.-),
언제부턴가 자연스레 한손에는 카메라가 들려있게 된다.

낯선 곳에서 마주치는 새로운 풍경과 사람들을 담아두고 싶어서이기도 하지만,
사실 사진이라도 찍고 있지 않으면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쓰였기 때문은 아닐는지….

요즘은 조금 달라졌을지 몰라도, 그 당시에는 혼자 여행 다니는 사람을
실연을 당했거나 실직한 사람 정도로 보는 시선이 많은 듯했다.

괜한 자격지심이었을까? ^^

그렇게 별 생각 없이 사진을 찍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누가 ‘취미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별 망설임 없이 ‘사진’이라고 대답하게 됐다.

그렇다고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그저 수중에 가진 카메라와 렌즈가 늘어났으며, 사진에 관한 책들을 몇 권 읽어봤고,
셔터를 누르기 전에 잠시 생각을 한다는 정도?

한 장의 사진에 심오한 의미를 담아내는 사진작가가 아니라
그저 일상을 담는 이른바 ‘생활 사진가’에게 사진이 주는 가장 큰 기쁨은
무엇보다도 ‘순간의 기억을 영원한 추억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추억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낯선 외국 땅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우연하게 만난 사랑스러운 모습을 담기도 하고….


새삼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느끼기도 하며….


지금은 훌쩍 커버린 조카의 예쁜 미소를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사진이 주는 기쁨이고,
그래서 내가 오늘도 카메라를 들고 나서는 이유다.

나머지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 멋지게 표현한 Ansel Adams라는 사진작가의 말로
대신해 볼까 한다.


We don't make a photograph just with a camera;
we bring to the act of photography all the books we have read,
the movies we have seen,
the music we have heard,
the people we have loved.


지난 번 함양에 다녀온 날..

사진 찍으러 나선다고 하니
친구가 잘 다녀오라며 메일로 보내줬던 글이다..

완전 동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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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는 행위는 일종의 알리바이를 만드는 것이다.

그때 그순간 그 사람앞에 내가 서있었다는 것,

카메라 뒤에서 때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때로는 아프고 시린 마음을 쓸어내리며

내가 그이와 함께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종국, 잘 있나요,내 첫사랑들>중에서

 

나의 모습이 찍혀있는 사진보다, 내가 직접 찍은 사진들에 더 오래 눈길이 머무는 것은

아마 그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내가 잃고 싶지 않은 풍경, 오래도록 눈길을 주고싶던 대상앞에 서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가며 셔터를 누르던 그 순간들로 늘 나를 데려가 주니 말이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 또 내가 그 사람과 함께였다는 것.

시간이 흘러 먼 꿈처럼만 여겨지는 아름다운 추억 한 자락을

바로 여기에 불러주는 마법같은 힘이 그 안에 담겨있다.

어느 가을, 낙엽지는 거리에서 함께였던 우리.

그 사진속 풍경에 안부를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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