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Little Romance..
A Little Romance OST 'Main Title'
We belong together...
- 영화 ‘A Little Romance’를 보고...
십 수년 전 무료한 일요일에 TV를 켰던 나는 우연찮게 한 편의 영화를 보게 되었었다. 그것도 시작한 지
5분 여가 지나서... 그 영화가 지금은 30대 중반을 넘어선 다이안 레인의 영화 데뷔작인
‘A Little Romance’란 걸 알게 된 것은 또 10여 분이 흐른 뒤였다(방송국에서 친절하게도 정기적으로
화면 하단에 자막을 띄워주니까... ^ ^).
어느덧 ‘로맨스’라고 하면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스캔들”이라는 속된 우스개를 먼저 떠올리게
되어 버렸지만, 그때만 해도 ‘로맨스’가 정말 ‘로맨스’였던 10대 소년에게 그 영화는 두고두고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었다.
바로 그 영화가 내 손에 들어왔다. 1979년 작품인 이 영화가 설마 있을까하는 마음으로 검색 창을 두드렸던
amazon.com에서 이 비디오 테이프가 떠올랐을 때... 난 너무나도 기뻤다.
이제 테이프를 데크에 밀어 넣고 나는 그때의 그 소년으로 돌아가 본다...
틈만 나면 극장에서 영화(불어로 더빙된 할리우드 영화는 좀... ^ ^)를 보는 다니엘은 삶에 찌들은 택시기사
아빠와 함께 사는 프랑스 소년이다. 그리고 바람기 넘치는 엄마와 그녀의 세 번째 남편과 함께 파리로 온
IQ 160이 넘는 미국 소녀 로렌. 둘은 한 영화촬영장에서 우연히 만난다. 나이답지 않게 두 사람은 하이데커와
시를 이야기하면서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둘의 대화는 앙드레 지드의 소설 ‘좁은 문’의 알릿사와
제롬을 떠올리게 한다.
함께 하는 것이 마냥 좋았던 꼬마 연인들... 공원에서 우연히 만난 노신사 쥴리우스는 그들에게 말 그대로
로맨틱한 전설 하나를 이야기해 준다. 해질 녘 캄파닐레 종이 울릴 때 베니스에 있는 탄식의 다리 밑에서
키스를 하면 두 사람의 사랑이 영원할 수 있다는...
어느 날 로렌은 곧 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걸 알고는 다니엘과 함께 베니스로 간다. 국경통과를 위해
쥴리우스도 함께... 기차를 놓치고, 여비를 잃어버리고... 힘들게 ‘로미오와 줄리엣’의 고장 베로나까지
온 세 사람. 로렌과 다니엘은 쥴리우스에게 그 전설은 자신이 만들어 낸 거짓이라는 고백을 듣게 되지만
그것은 이제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이미 ‘그들만의 전설’이 되었기에...
두 연인에게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자신을 유괴범으로 알고 쫓아오는 경찰에게 자수하는 쥴리우스를 뒤로
하고 두 사람은 캄파닐레 종소리와 함께 석양이 물드는 탄식의 다리 밑에서 키스를 나눈다.
이제 미국으로 떠나는 로렌과 헤어져야 하는 다니엘... 울먹이며 나누는 두 사람의 대화를 이렇게 밖에
옮길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Daniel : Call me Bogie.
Lauren : I forgot what to say.
Daniel : You said 'why?'.
Lauren & Daniel : Cause... they belong together.
(글쓴이 주 : 둘이 처음 만났을 때, 다니엘은 로렌에게 자신을 험프리 보가트의 애칭인 ‘보기’라고
부르라고 농담을 한다. ‘로렌’ 바콜과 ‘보기’는 부부였다면서...)
로렌과 다니엘이 다시 만날 수 있었을까? 그래서 그들만의 전설처럼 ‘영원한 사랑’을 나눌 수 있었을까?
Who knows...? 그래서 영화는 더욱 아름답고... 그래서 더욱 안타깝고... 슬프다... Georges Delerue의
음악처럼...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두 연인을 보면서 난 십 수년 전의 그 날처럼 또 펑펑 눈물을 흘렸다. 아니, 이
눈물은 이제는 결코 그럴 수 없는 내 자신에 대한 것일지도 모른다...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바다가 들린다..
바다가 들린다..
2009.09.12 -
Dancer In The Dark..
Dancer In The Dark..
2009.09.12 -
Meet Joe Black..
Meet Joe Black..
2009.09.12 -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2009.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