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817 : 노르웨이 여행기.. 베르겐.. 5/7


버스에 올라 베르겐 카드를 개시하고.. 운전기사에게 트롤하우겐에 가려고 하니 내릴
정류장을 알려달라고 말한 뒤 입구에 가까운 자리에 앉았다..

시내 밖으로 처음 나가본다.. ^^

20여분 정도 지났을까? 도착했다고 말해주는 기사에게 고맙다고 한 후 버스를 내렸다..

그런데.. 막막~하다.. 아무런 표지판이 없다.. -.-

모 어쩌겠는가? 씩씩하게 나서봐야쥐.. ㅎㅎ 일단, 약간의 고갯길을 올라간다.. 조용한
동네라 오가는 사람도 거의 없다.. 흠..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아서.. 결국 마당 잔디에 물을 주고 있던 아주머니에게 길을 물었다..
영어를 잘 하지는 못하셨는데.. 차근차근 길을 알려주셨다.. 거리가 꽤 되는가 보다.. (안내
책자에는 도보로 10분이라고 했다.. 거짓말이다.. -.-)

마침, 집앞에 서있는 차가 현대 액센트길래.. 한국에서 왔고, 나도 예전에 저 차 몰고 다녔
었다고 했더니 좋은 차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신다..

감사의 인사를 하고.. 아주머니가 알려주신대로 걸어갔다.. 인적도 드문 길을 터벅터벅..

이런 표지판도 나오고..


아래쪽 도로에 관광버스들이 보이는 것을 보니.. 제대로 오긴 했나 보다.. ㅎㅎ

다시 힘을 내서 걸어가는데.. 전화 올 일이 별로 없을 거 같아 가방 속에 넣어두었던 핸폰이
울린다.. 조용한 동네여서 들렸지, 시내였으면 그냥 지나쳤을 뻔했다.. ^^

핸폰 너머에서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렇게 멀리 떨어져 서로 다른 시간대에 존재
하고 있지만.. ^^

저 길을 걸어내려 오면서 전화를 받았다..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조그만 동네의 평범한
길이 전화 한통으로 나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공간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어느 CF에서 'Life is Wonder full'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ㅍㅎ

이제 '트롤하우겐'이라는 표지판도 나왔다.. 열심히 걸어들어간다..

입구에 숲이 무성하다..




어젯밤과 아침에 내린 비 덕분에.. 숲도 바람도 촉촉하게 젖어있다..

너무나도 맑은 이슬방울이 잎사귀에 맺혀있다..





드디어 트롤하우겐에 도착했다..


입장료는 60크로네이지만, 베르겐 카드 소지자는 20크로네로 할인된다..

'페르귄트 조곡'으로 유명한 '그리그'는 베르겐에서 태어나 39세에 이곳으로 이사왔고,
1907년 64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곳에서 살았다고 한다..

위 사진은 그리그 박물관이고 그리그의 생가는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박물관 안을 잠시 둘러보았다.. 사진과 글, 악보들이 전시되어 있고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이런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연주회도 열리는 거 같았다..


박물관을 나와 그가 살던 집으로 향했다..

여기서 '치명적인 실수'를 했는데.. 박물관 내에서 ISO400으로 올려놓았던 감도를 원위치
시키지 않은 것이다..

한참 뒤에야 깨달았는데, 사진이 자꾸 노출과다로 찍히는데도 이런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그래서 야외임에도 노이즈가 보인다.. -.-




집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지금도 사람이 살고 있는 것처럼 잘 관리되고
있었다..

'트롤하우겐'이란 '트롤이 사는 언덕'이라는 뜻이고, '트롤'은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선한 요정이 되기도 하고, 악한 요정이 되기도 하는 숲의 요정이라고 한다..

조용히 안정과 휴식할 수 있는 곳이 필요했던 그리그가 이곳을 선택한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평화로운 곳이다..

집에서 호수 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자그마한 오두막이 있는데.. 이곳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내다보면서 악상을 떠올렸다고 한다..




호수 쪽으로 조금 더 나아가면.. 벤치가 하나 마련되어 있다..


잠시 앉아서 주변을 둘러본다.. 정말로 한없이 평화롭다..








다시 집쪽으로 올라간다..







집을 바라보고 왼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호숫가로 간다.. 그리그와 아내 니나가 묻혀
있는 무덤이 있기도 하다..

여기서 비로소 나의 '치명적인 실수'를 깨닫고 ISO를 내렸다.. -.-a




호숫가로 나왔다..











올라오는 길 오른쪽으로 부부가 함께 묻혀있는 무덤이 있다..




오후 4시가 훌쩍 넘었다.. 이제 시내로 돌아가야 한다..

울타리에 낀 이끼.. 괜히 특별해 보인다.. ^^



트롤하우겐을 나섰다..




아까 왔던 길이 아닌 다른 길을 택했다가 무지하게 걸었다.. 30분 이상 걷고 나서야 버스
정류장이 보였다.. -.-

버스에 올라 베르겐 시내로 돌아왔다..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저녁을 먹어야 했는데.. 아침에
관광안내소에서 추천받은 집을 찾아나섰다..

중심가의 'Galleriet' 백화점 내에 있는 'Holberg-Stuen'이라는 식당이었다.. 관광안내소
직원 왈, 베르겐 사람들도 특별한 날에 일부러 찾아가는 곳이란다.. 즉 '비싸다'는 얘기
이기도 하겠지.. ㅎㅎ

(근데, 생각보다 비싸진 않았다.. 오슬로에서의 저녁보다 100크로네 정도 더 주었는데..
 후식까지 포함이었으니.. ^^)

입구는 이렇게 생겼다..


내부는 평범하다.. 그래서 오히려 편안하기도 했다..



오늘 저녁은 제대로(?) 먹어보기로 했기 때문에.. 메뉴판에서 '스프-메인요리-디저트'로
되어 있는 저녁 세트를 골랐다..

오슬로에서 연어를 맛봤기 때문에 다른 메뉴를 골랐는데.. 메인요리가 'Steamed Monk
Fish'란다.. 사실, 무슨 물고기인지 몰랐지만 과감히 시켰고.. 런던에 돌아와서 그게 '아귀'
라는 걸 알았다.. 어쩐지 쫄깃하더라.. ㅎㅎ

후덕한 인상의 아주머니께서 친절하게 서빙을 해주었다.. (나중에 팁도 꽤 놓아두고 나왔
다.. ^^)

우선 각종 해산물이 들어있는 크림 스프.. 새우며 조개가 그득히 들어있고 양도 많아서
비우고 나니 벌써 배가 불러온다.. -.-a


그리고 메인요리.. 아귀찜이 되겠지? ㅋㄷ

정말 쫄깃하고 맛있었다..


그리고 달콤한 후식.. 만족스런 만찬이었다..


계산(팁 포함 420크로네.. 8만원 돈이다.. ㅎㅎ)을 하고 나서면서 화장실에 들르려고 하니
비밀번호를 알려준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야 하는 화장실이라.. 아마도 백화점 내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느긋하게 저녁까지 먹고 나니 시간이 오후 7시를 넘어섰다..

광장 주변의 모습..




이제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St. Johns Church'에서 열리는 '파이프 오르간 연주회'를
보러 간다..

아침부터 어떤 연주회를 갈까 고민했었는데.. 교회의 파이프 오르간 연주를 들어보고 싶어
골랐다.. 결정적으로 '무료'다.. 노르웨이에서 지출이 좀 심했기 땜에.. ㅋㅋ

여름 2달여 동안 매 수요일에 열리는 음악회인데..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한다.. 왠지 그래서
더 마음이 끌린다..





전혀 알지 못하는 곡들이었지만.. 파이프 오르간이 뿜어내는 성스러운 분위기에 차분하게
음악을 듣고 교회를 나섰다..

어느덧 밤 9시에 가까운 시간.. 이제는 호텔로 가야 한다.. 시내에서 1시간 가량 떨어진 곳
이기 때문에.. -.-

다시 버스터미널로 가서 'Os'행 버스에 올랐다..

기사 아저씨에게 도착하면 말해달라고 했는데.. 1시간 가량 달려 한 마을 정류소에 정차
하고서도 아무런 말이 없었다.. 느낌이 이상해서 '여기가 Os인가요?'했더니 그렇단다..
-.-

하마터면 미아될 뻔 했다.. 흑..

그러나.. 호텔찾기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꽤 떨어져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역시나 표지판이 없는 것이다..

해서 근처 주유소에 들어가 호텔(이름은 'Solstrand') 위치를 물었더니.. 다행히 자세히
알려주었다.. 거리가 꽤 되고, 게다가 언덕길을 올라가야 한다.. 흑..

중간에 잠시 헤매기도 하면서 겨우겨우 호텔에 도착하니 10시 반이 다 되었다.. 그래도
유럽에서 머문 최고 수준의 호텔이란 점이 위로가 되었다.. (돈이 얼마냐.. ㅎㅎ)

해서 호텔 내부를 사진에 담았다..







그리고.. 정말 이런 짓 안하는데.. 거울 보고 내 모습도 한장 남겼다.. 며칠의 여행 덕에
별로 볼만한 몰골은 아니다.. -.-

거울 속에 보이는 카메라가 이번 노르웨이 여행에서 고생한 쿨픽스 5200.. 사실, 파리에서
D70이 고장난 후 계속해서 고생했지만.. ㅎㅎ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피곤한 몸을 담궜다가 얼릉 잠자리에 들었다..

호텔 창문 밖으로 얼마나 멋진 풍경이 펼쳐져 있는지를 알게 된 것은 다음날 아침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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